6·25전쟁 당시 북한 지역에서 전사한 우리 측 군인 1명의 유해가 68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또 우리 측 지역에서 전사한 미군 유해도 미국 가족의 품에 안긴다.
국방부는 13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에서 '한·미 6·25 전사자 유해 상호봉환 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한미가 6·25전사자 유해를 같은 날 상호봉환하는 행사는 2016년 이후 두 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고(故) 윤경혁 일병의 유가족과 송영무 국방부장관,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멕케이그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장, 국가보훈 예비역단체, 한·미 현역장병들이 참석했다.
행사는 한미 양국의 국가 연주를 시작으로 추모사 낭독, 조총발사 순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북한 지역에 남겨졌던 미국 제1기병사단 소속(카투사) 윤 일병의 유해가 미국 하와이를 경유해 한국으로 돌아오고, 미군 유해(신원 미확인) 1구가 미국으로 돌아간다.
윤 일병의 유해는 지난 2001년 북미 유해공동 발굴 작업 과정에서 발굴됐다. 당시 북한과 미국은 평안남도 개천지역에서 공동으로 전사자 유해발굴 작업을 진행했는데 이 과정에서 윤 일병의 유해가 수습됐다.
수습된 윤 일병의 유해는 하와이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DPAA)으로 옮겨졌고 DPAA는 유해 확인 작업 끝에 윤 일병을 한국인으로 추정, 그의 유해에서 유전자(DNA)를 추출해 한국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으로 보냈다.
윤 일병이 전사할 당시 아군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반격작전을 개시했지만, 11월 25일부터 중공군의 압박으로 다시 철수하는 상황이였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전사(1950년 11월28일)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윤 일병과 함께 미국으로 봉환되는 미군 전사자 유해는 지난 2016년 6월 강원도 철원 잠곡리 무명 1025고지에서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에 의해 발굴됐다.
이 지역은 6·25전쟁 당시 사창리전투(1950.4.21~25), 김화·포천축선전투(1951.4.22~25), 대성산·취봉전투(1951.6.5~6.11) 등 격전지였다.
발굴 당시에는 아군과 적군의 유품이 혼재돼 있어 유품에 의한 피아(彼我) 구분은 제한되었으나, 이후 정밀감식을 통해서 유해가 유럽계임을 확인했고 2017년 두 차례 한·미 공동감식을 통해 미군 유해로 최종 판정했다.
미국은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과의 6․25전사자 유해 공동발굴을 통해 많은 유해를 발굴했다. 이렇게 발굴된 유해는 미국 하와이에 있는 DPAA로 송환돼 신원확인을 위한 정밀감식과정을 거치게 되며 이 과정에서 국군 유해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현재 미국은 이러한 동양계 유해 180여구를 우리 측과 긴밀히 협조해 감식 중에 있으며 국군으로 확인되는 유해는 추가로 송환할 예정이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웠던 한미 전사자 유해가 68년여 만에 서로의 조국으로 돌아간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6·25전쟁 시 생명을 희생하신 모든 참전용사들을 자신의 조국과 유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릴 수 있도록 미국과 유해발굴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 윤경혁 일병의 유해는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국선제(유해보관소)에 봉송된 후 유가족들의 뜻에 따라 고향인 대구 달성군의 선산에 묻힐 계획이다. 미군 유해는 미8군 영현소를 거쳐 미국으로 봉송된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