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덮친 제조업… 고용 위기론 고개 드나
무역전쟁 덮친 제조업… 고용 위기론 고개 드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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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고용실적 마이너스… 하반기 반등 여지 적어
지속된 해외생산 비중, 무역전쟁이 가속화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우리나라 제조업 고용 악화로 이어지면서 새우등이 터지려 한다. 최근 주력 산업의 무역전쟁 이슈에 해외 생산 증가까지 더 해지면서 제조업 고용 위기론이 우려 될만하다.

지난 11일 산업부는 자동차, 조선, 반도체, 디스플레이, 철강, 석유화학, 섬유, 기계, 전자 등 주요 업종별 단체들과 제조업 고용동향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제조업 고용실적은 올해 1월 460만9000명으로 지난해 동월 대비 2.4% 증가했다. 하지만 2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이 0.3%로 낮아지더니 4월에는 -1.5%, 5월 -1.7%, 6월 -2.7%로 점점 악화되고 있다.

특히 산업부에서 하반기 고용 감소를 예상한 제조업들은 이미 지난 1년 사이 4만명이 넘게 감소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난 6월 ‘고용동향브리프’ 제조업 피보험자 증감 추이를 보면 지난 4월 자동차와 트레일러를 제외한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에서 전년 동월 대비 2만7000명, 17.1%가 감소했다. 또 자동차 및 트레일러 제조업이 8000명(2.0%), 의복을 제외한 섬유제품 제조업이 4000명(4.1%), 의복, 의복액세서리 및 모피제품 제조업이 3000명(4.9%) 줄었다.

이런 추세는 하반기 반등의 여지가 적어 더 심각하다. 고용동향 점검회의 자료를 보면 자동차와 섬유, 가전은 고용이 줄어들며 특히 조선업은 하반기 수주회복세가 전망됨에도 장기 시황침체로 인한 업계 경영환경 악화로 당분간 고용확대를 기대할 수 없다.

여기에 10억원의 재화를 산출할 때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자 수를 뜻하는 고용유발계수를 보면 2010년과 2014년 대비 △섬유 및 가죽제품은 9.1에서 7.7로 줄었으며 △전기 및 전자장비 4.4에서 4.3 △운송장비 6.2에서 6.3으로 정체된 상태다. 이미 고용이 정체된 업종에 무역전쟁이 기름을 끼얹고 있다.

다만 제조업 중 호황기를 맞고 있는 반도체와 수출 호조세를 보이는 기계업종에서 고용증대가 기대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와 철강은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전체 제조업의 고용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전쟁은 우리나라 제조업이 가지고 있던 구조적 요인을 심화시키고 있다. 산업부는 섬유산업과 가전업종은 늘어가는 해외생산 비중을 고용 감소 원인으로 꼽고 있다. 

한국섬유산업협회에 따르면 섬유업종의 해외투자 규모는 2010년 3억6700만달러, 2017년 5억4700만달러로 증가했다. 가전은 삼성전자가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전공장에 이어 TV생산라인을 미국에 짓는 것을 검토 중이며 LG전자는 지난해 7월 테네시주에 세탁기공장 착공에 들어가는 등 점점 해외공장을 활용하고 있다.
 
자동차 업종도 마찬가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국내 생산 비중은 2006년 73.3%에서 지난해 44%까지 낮아졌다. 

결국 제조업 고용 감소는 몇해 전부터 늘고있는 해외생산 비중을 무역전쟁이 가속화 시키면서 더욱 악화되는 모양새다. 제조업의 구조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동반되야 한다. 산업부는 우선 올해 3분기 ‘산업 혁신성장 프로젝트 중심의 민간일자리 창출 방안(가칭)’을 발표하고 특히 자동차 부품기업과 조선 기자재사, 섬유업체 인력양성 등 고용부진이 예상되는 업종에 정부 지원을 확대해 당장의 위기에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