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나선 안희정… 수행비서 "캠프 수식적 분위기 아냐"
반격 나선 안희정… 수행비서 "캠프 수식적 분위기 아냐"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8.07.11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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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안희정과 격의 없이 대화…주변서 깜짝 놀라"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4차 공판에 출석해 오전 재판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서 성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반격을 시작했다.

관련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신문이 마무리된 만큼 안 전 지사는 측근들을 대거 법정에 증인으로 불러 유리한 증언을 펼치는 모습이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11일 열린 안 전 지사의 제4회 공판기일에는 안 전 지사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의 후임 수행비서 어모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날 재판에서 어씨는 김씨와 안 전 지사가 평소 남들보다 더 친밀한 대화를 나눴다는 취지의 진술을 내놨다.

어씨는 "안 전 지사의 캠프가 수직적이고 폭력적인 분위기는 아니었다"면서 "김씨는 저나 운행비서가 안 전 지사를 대하는 것보다 더 격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가지 사례로 올해 1, 2월께 충남 홍성의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전원이 저녁을 먹었을 때를 들었다.

어씨는 "당시 안 전 지사가 김씨와 이야기하다가 뭔가 놀리신 듯했는데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말했다"며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이었다"고 말했다.

또 어씨는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는 김씨가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씨가 수행비서를 그만두는 날에는 관용차 안에서 안 전 지사에게 울면서 "전임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도 울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내놨다.

그러면서 어씨는 평소 김씨가 일할 때 성실했고, 안 전 지사에 대해 존경심을 갖고 있었다고도 했다.

어씨는 “김씨가 일 욕심이 너무 많아서 일을 나눠주라고 권고할 정도였다”면서 “김 씨가 안 전지사의 책을 읽고 존경하게 됐고 좋아한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러자 검찰은 반대신문을 진행하며 수행비서 업무의 어려움과 수직적 분위기를 입증하는 데 집중했다.

검찰은 "야간엔 안 전 지사 휴대전화의 착신을 수행비서 휴대전화로 전환해둔다. 사실상 24시간 근무 아니냐"고 물었다.

어씨는 "저는 오후 11시 이후에는 제가 자야 하니까 착신전환된 전화가 와도 안 받았다. 제가 안 받아야 상대도 전화를 안 할 것 아니냐"고 답해 방청석 일부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한편, 안 전 지사 측은 이날 지난 9일 제3회 공판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안 전 지사 경선캠프 자원봉사자 출신 구모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구씨는 지난 증인신문에서 “한 기자가 안희정의 위력을 증명하는 취재를 시작하자 안희정이 직접 해당 언론사의 고위 간부에게 전화해 취재를 중단하라고 한 사실을 듣고 실망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은 "안 전 지사가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이 사건과 관련된 취재를 막으려고 했다"는 내용은 허위라고 주장 중이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