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언론과 인터뷰
"북미 간 적대관계는 70년에 걸친 문제… 일거 해결은 어려워"
"한-아세안 최적의 동반자… 한반도 주변 4국 수준 격상 의지"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4·27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대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이 되는 올해 종전을 선언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목표"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순방 전 싱가포르 언론 '더 스트레이츠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힌 뒤 "시기와 형식 등에 대해서는 북한, 미국 등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며, 현재 남북 및 북미 간 추가적인 협의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협정체결 등 항구적 평화 정착 과정을 견인할 이정표가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간 관계에 대해 "북미간의 군사적 긴장과 적대관계는 70년간 지속돼온 문제"라며 "일거에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봐야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관건은 정상간 합의의 이행"이라며 "남북미 정상이 합의한대로 한반도의 오안전한 비핵화 목표를 달성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에 다다르려면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비핵화 이행방안을 더 구체화하고 한국과 미국은 이에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를 신속히 추진해나가는 것"이라며 "그러자면 가장 중요한 것이 신뢰"라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대화의 지속과 합의의 이행을 위한 신뢰 구축에 필요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 과정에서 싱가포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긴밀하게 협력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정부와 국민들이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아주 훌륭하게 뒷받침해주셨다"며 "남·북·미 모두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했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헌신적이고 책임감 있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 우리 국민의 마음을 담아 싱가포르 정부와 국민들께 감사드린다"고 사의를 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미연합 군사훈련 유예에 대해서는 "대화를 지속하기 위한 신뢰를 구축하기 위해서였다"고 전제한 뒤 "북한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 입장을 표명했고,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등 실천적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은 최근 북한의 태도변화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런 만큼 북한의 관심사항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 했고, 이에 따라 대화가 지속되는 동안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우려에는 "주한미군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한미동맹의 문제이지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논의될 의제가 아니다. 한미 양국은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을 위한 주한미군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해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올 가을 평양방문에 대해서는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안인 만큼, 앞으로 남북 간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기 등을 확정해나가게 될 것"이라면서도 "당장 준비하기보다는, 우선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문점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노력과 실천이 쌓여가는 과정이 곧 가을 평양정상회담의 준비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올 가을, 평양에서 남북관계를 한층 더 발전시킬 수 있는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新)남방정책'에 대해서는 "한국과 아세안은 평화와 공생번영의 미래를 함께 열어갈 수 있는 최적의 동반자"라며 "실제로 한국은 '아세안 공동체'의 완성을 향한 아세안 회원국들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있고, 아세안과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국 수준으로 격상시키겠다는 의지 또한 확고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 한국 모두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맞이하고 있는 지금, 양측의 협력수준을 더욱 높여 '사람, 상생번영, 평화를 위한 미래 파트너십'을 구축하자는 것이 핵심"이라며 "싱가포르는 아세안의 창설과 통합 과정에서 적극적 역할을 해왔다. 이번 방문이 한-싱가포르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 뿐 아니라 한국과 아세안이 '더불어 잘 사는, 사람 중심의 평화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전기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또 문 대통령은 "양국은 이미 서로에게 중요한 경제파트너"라며 "양국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기술력과 인적자원은 협력의 큰 자산이며 이를 잘 접목하고 활용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