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감정원, 자율주택정비지원 지역 소외 우려…'호남 0건'
[단독] 감정원, 자율주택정비지원 지역 소외 우려…'호남 0건'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7.11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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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4개 센터 지원신청 수도권 집중
사업·정보접근성 격차로 양극화 심화
자율주택정비사업 개요.(자료=감정원)
자율주택정비사업 개요.(자료=감정원)

문재인 정부 대표 정책 중 하나인 도시재생 뉴딜사업 중 주거개선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는 자율주택정비사업의 지역 양극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원이 운영 중인 전국 4개 통합지원센터에 접수된 사업지원 신청건수가 지난 3개월 간 수도권에 집중되는 동안 호남·제주권역에서는 신청이 전무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 외 지역주민들은 낮은 사업성과 열악한 정보접근성으로 인해 자율주택정비사업에서 소외되는 분위기다.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자율주택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개소 이후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총 40건의 통합지원 신청이 접수됐다.

도시재생 뉴딜사업의 주요 주거개선 방법 중 하나로 추진 중인 자율주택정비사업은 2~3명의 집주인(10필지 미만)이 뜻을 모아 노후주택을 허물고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는 소규모 정비사업이다. 감정원 본사와 서울·호남·영남사무소 4개소에 마련된 통합지원센터는 가설계 및 사업성 분석에서 착공·이주지원까지 사업의 전 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감정원은 이들 4개 권역 통합지원센터에 접수된 지원신청 건수의 대부분이 수도권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민간 주택시장의 수도권 쏠림 등 지역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도시재생 뉴딜의 소규모 정비사업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실제 전국적으로 40건의 지원신청이 들어 온 동안 호남(광주·전라·제주)지원센터에는 지금까지 단 1건의 신청도 접수되지 않았다.

감정원 관계자는 "주민간 협의와 사업성이 필요해 상담에서 실제 지원신청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아직은 많지 않다"며 "아무래도 분양가가 잘 나오는 수도권쪽이 사업성이 높아 신청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율주택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업무.(자료=국토부)
자율주택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 업무.(자료=국토부)

문제는 자율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국민적 이해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을 원하는 집주인들이 통합지원센터와 관련한 정보를 취득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인터넷 검색창에 자율주택정비사업을 검색하면 블로그와 카페, 기사 등을 통해 사업 자체에 대한 개략적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감정원 통합지원센터 홈페이지나 연락처 등을 찾아내기는 어렵다.

감정원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해 봐도 통합지원센터 안내 메뉴나 배너는 보이지 않는다. 부서별 전화번호를 알 수 있는 조직·직원안내 메뉴에서 자율주택정비사업을 검색해 봐도 나오는 것은 없다. 감정원에 문의해 홈페이지 공지사항 메뉴로 들어가 '자율주택정비사업'을 검색한 후에야 지난 4월11일에 게시된 통합지원센터 안내글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낮은 정보접근성은 상대적으로 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관심도와 정보 수집력이 부족할 수 있는 지역 주민들을 사업에서 소외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국토부와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전체 4개 통합지원센터에서 이뤄진 상담건수는 총 780건이었으며, 아직 한 건의 신청접수도 받지 못한 호남지원센터의 경우 하루 평균 상담 건수가 1~2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한편, 감정원은 11일 자율주택정비사업 통합지원 업무를 기존 4개 센터에서 전국 30개 지사까지 전면 확대·운영한다고 밝혔다.

김학규 감정원장은 이날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30개 지사에서 지역 주민들을 위해 자율주택정비사업 상담 및 접수를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게 됐다"며 "사업 활성화는 물론 국민편의 향상을 위해 대국민 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