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기업 '성장 없는 피터팬 증후군' 어쩌나
중견기업 '성장 없는 피터팬 증후군' 어쩌나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10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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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중소기업 대상 지원책 중견기업까지 확대 중점
R&D 증가액 대·중소기업 절반도 안돼…스케일업 의지 보여야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아스콘 등 포장용 금속드럼을 생산하는 A업체는 2012년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기업을 분할해 해당 사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 신설했다.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난 것이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더 나아가 대기업으로까지 성장하는데 있어 피터팬 증후군은 고질적인 문제다. 

10일 정부와 유관기관들이 초기 중견기업의 어른 아이 현상인 ‘피터팬 증후군’ 해소를 위해 모여 근로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등 난관에도 기업들의 성장을 이끌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매출액 3000억원 미만 초기 중견기업 중 6.7% 중소기업으로의 회귀를 검토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줄어드는 지원과 늘어나는 규제다. 지난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규환 의원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 지원정책은 495건에서 70건으로 줄고 규제는 12건 증가한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율은 2015년 기준 0.008%로 2013년과 2014년 각각 0.012%였던 것에 비해 더 낮아져 피터팬 증후군은 더 심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정부도 중견기업을 위한 지원책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산업부를 비롯해 정부 기관에서 연 ‘중견기업 정책 설명회’ 자료를 보면 △경력단절여성 재고용 △특성화고 졸업자 복직 △내일채움공제 △청년 추가 고용 △신성장R&D 비용 △신재생에너지 △상생결제 지급금액 등에서 세금 혜택을 준다.

또 △중소기업 청년 미취업자 고용 지원 △내일채움공제 과세 특례 △기술사업화 금융지원 △특허기술 가치평가 비용 지원 등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하지만 이런 지원책이 ‘성장’과 맞물려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지난 3월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비 올해 R&D 투자 금액으로 대기업은 6.4%, 중소기업은 11.0%가 늘릴 계획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견기업은 0.7% 증가에 그쳤다. 중견기업으로서 ‘안착’보다 ‘안주’를 원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기업으로의 성장 의지가 없다면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은 의미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