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속 기소 하면 재판에 나가겠다”
“불구속 기소 하면 재판에 나가겠다”
  • 전성남기자
  • 승인 2008.11.18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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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지도부, ‘김민석 거취 문제’ 깊어가는 고민
정지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민석 최고위원의 거취 문제에 대한 민주당 지도부의 고민이 18일 더욱 깊어가고 있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야당에 대한 탄압이라며 영장실질 심사까지 포기할 것을 김 최고위원에게 요구했던 지도부도 당내 기류변화에 깊은 고민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의 공식 입장은 변화가 없다.

김유정 대변인은 이날 현안브리핑에서 “김 최고위원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불구속 기소를 하면 재판에 나가 유무죄를 가리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증거인멸과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검찰과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도 “하늘 아래 야당 최고위원이 도망갈 곳은 없다”며 거듭 불구속 기소를 촉구했다.

그러나 당내 기류변화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박주선 최고위원이 지난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에 불구속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민주당 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걸고 김 최고위원의 신원보증을 해주자”는 제안도 지도부 내부에서조차 힘을 얻지 못했다.

오히려 “검찰과 법원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원들의 반응과 관심도 점차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한 재선의원은 “이제는 법원의 판단에 맡겨야하지 않겠나”라며 “야당 탄압이라는 인식에는 동의하지만, 김 최고위원에 대한 부분은 솔직히 모르겠다.

정보도 소통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는 “중진들 사이에서도 김 최고위원의 거취에 대한 당 지도부의 강경일변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그런 우려를 당 지도부에게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당 핵심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현재 상태로는 김 최고위원의 거취에 대해 지도부의 선택의 여지는 별로 없다”며 “결국 김 최고위원 스스로가 결심하는 길 밖에 없지 않나”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 최고위원이 영장 실질심사에 응하겠다고 했을 때 지도부가 말린 것이 실책”이라며 “그렇다고 지금에 와서 당이 다른 선택을 할 수 없지 않겠나. 이젠 검찰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