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글로비스 NDR…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
현대글로비스 NDR… 그룹 지배구조 개편 재시동?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09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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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싱가포르·11일 홍콩 주요 기관투자자와 잇단 만남
글로비스 ‘고평가’·모비스 ‘저평가’ 반발 잠재우기 승부수
모비스, 소프트웨어 사업 강화…오트론 등 합병 가능성도
(사진=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사진=현대글로비스 홈페이지)

현대글로비스가 기관투자자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지면서 정지됐던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재개될지 주목된다.

9일 현대글로비스에 따르면 오는 10일과 11일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해외 주요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기업 거버넌스 기업설명회(NDR)을 가진다. 지난 3월 선임된 주주권익 보호담당 길재욱 사외이사가 해외 기업설명회에 처음 참석한다.

NDR은 기업설명(IR)과 달리 기업공개(IPO)나 채권발행 등 구체적 거래를 수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투자를 완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지난해 2월 셀트리온헬스케어나 6월 중국기업 컬러레이홀딩스는 상장을 시도하면서 NDR을 통해 투자자들의 분위기를 파악하기도 했다.

지난 5월 글로비스와 현대모비스의 분할·합병안 반대가 대세였던 분위기에 철수했던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다시 시동을 거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지난 개편안 실패는 글로비스 ‘고평가’와 모비스 ‘저평가’로 모비스 주주들의 손해라는 분위기를 뒤집지 못한데 기인했다. 이번 NDR은 향후 지배구조 개편 재추진 시 현대차그룹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기회로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이전과 같은 방향이라면 모비스 재편을 빼놓고 진행할 수 없다. 모비스는 지난 6월10일 소프트웨어(SW) 전문 교육제도 신설, 설계인력 확충, 인도연구소와 베트남 분소 등 글로벌 거점 업무 확대 등을 통해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기존 소프트웨어 회사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아닌 하드웨어 회사에 접목하는 이유는 앞선 개편안을 놓고 생각한다면 모비스 ‘존속법인’의 새로운 수익구조 확보라는 차원으로도 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회사로 디지털 맵과 내비게이션 소프트웨어 분야의 현대엠엔소프트와 비메모리 반도체 및 차량용 전자제어 시스템을 개발하는 현대오트론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모비스 관계자는 “기존 하드웨어 사업을 줄이기보다는 소프트웨어 사업 파이를 더 키운다고 보면 된다”며 “오트론과 엠엔소프트가 수행 중인 사업과는 크게 다르지 않으며 자율주행 자동차에 관한 전반적인 부분을 다루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모비스와 오트론, 엠엔소프트의 합병 시나리오도 그려봄직 하다.

또 모비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이후 구체적인 조직 개편은 추진되지 않고 있어 미리부터 준비된 사업이라고는 볼 수 없다.

지난 개편안의 핵심축이었던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분할·합병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적된 부분을 각자 만회하는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수정된 지배구조 개편안은 지난번처럼 모비스를 인적분할 하되 소프트웨어 사업으로 수익성을 제고 한 존속법인을 남기고 분할법인은 글로비스 상장 후 합병이 그럴듯하다.

[신아일보] 김성화 기자

sh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