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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중 무역전쟁…찻잔 속 태풍일까, 태풍 속 찻잔일까
[기자수첩] 미·중 무역전쟁…찻잔 속 태풍일까, 태풍 속 찻잔일까
  • 백승룡 기자
  • 승인 2018.07.09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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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 G2간의 무역전쟁이 현실화됐다. 미국이 지난 6일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부과 조치를 예정대로 발효한 것이다. 같은 날 중국도 동등한 규모로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부과해 결국 양국 간 무역전쟁은 전면전으로 치닫게 됐다.

이날 미·중 간의 고율관세 발효는 1차적 조치로, 향후 관세규모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우선 미국은 당초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밝혀 아직 160억달러 규모가 남아있다. 여기에 중국이 보복관세로 맞설 경우 2000억달러 규모의 수입품에 추가적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주 뒤 나머지 160억달러, (중국에서 보복 시)유보하고 있는 2000억달러에 또 3000억달러 규모가 더 있다"며 관세 규모가 총 550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은 줄곧 "같은 규모, 같은 강도로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고래싸움 속에서 새우 등 터지는 꼴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현재 국제무역은 한국과 일본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중국이 미국 등에 최종재를 수출하는 분업구조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국의 대중 수출 가운데 중간재 수출은 78.9%에 달했다. 현대경제원구원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82억6000만달러 가량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영국 경제분석기관 픽셋에셋매니지먼트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국가 중 한국을 6위로 꼽았고, 싱가포르 DBS은행은 '전면적 무역전쟁'으로 확전 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기존 2.9%에서 2.5%로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정부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6일 '미·중 무역분쟁 관련 실물경제 점검회의'에서 이번 340억달러 규모에 이어 추가적인 160억달러 관세부과 시에도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이 "양국간 수입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 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1억9000만달러 감소, 대미 수출은 5000만달러 감소 예상"한다는 분석을 인용한 것이다. 아직 전망에 불과하기에 어느 쪽이 옳다고 섣불리 예단할 수 없으나, 정부의 예측은 다소 안일해 보일만큼 민간 및 해외의 전망과 온도차가 크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한국의 전망은 아직 불확실하다. 다만 불확실한 변수에 대응하는 우리의 자세는 '최선을 꿈꾸되, 최악을 대비하는 것'이어야 한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대비책을 세울 때 어떤 변수도 극복할 수 있는 준비태세가 갖춰진다. 설령 산업부의 전망처럼 국가적으로는 미약한 타격에 불과할지라도, 개별 기업 입장에서는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 있고 나아가 존망 자체가 걸린 문제일 수 있다. 산업부는 낙관적인 전망에 그칠 것이 아니라 가능한 시나리오별 대응방침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sowleic@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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