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맞은 일본… 최소 62명 사망·45명 실종
'물폭탄' 맞은 일본… 최소 62명 사망·45명 실종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07.0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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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일본 남서부 히로시마 현 아키 지역에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도로가 흑탕물로 뒤덮여 있다.
7일(현지시간) 일본 남서부 히로시마 현 아키 지역에서 폭우로 산사태가 발생, 도로가 흑탕물로 뒤덮여 있다.

일본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8일 NHK 방송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시작된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최소 62명이 숨지고 45명이 실종된 상태다. 

도로 단절이나 침수로 연락이 두절되면서 아직 안부가 확인되지 않은 사람도 많아 인명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폭우가 쏟아진 지역의 주택들은 지붕만 남기고 모두 침수됐다. 주민들은 지붕 위로 올라가 "살려달라"며 구조를 요청하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 일본 서부 지역에 광범위한 통신 장애가 발생했고, 11시엔 3만 4000가구가 정전을 겪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또 히로시마현과 후쿠오카현, 효고현 등 총 5곳의 저수지가 붕괴되기도 했다.

7일(현지시간) 폭우로 침수된 일본 남서부 오카야마 현 구라시키의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구조대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7일(현지시간) 폭우로 침수된 일본 남서부 오카야마 현 구라시키의 주택가에서 주민들이 구조대원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지역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런 막대한 피해를 준 폭우는 일본 남쪽 태평양에 있는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일본 남서부 지역에 걸쳐있는 장마전선으로 몰려온 데 따른 영향이 크다.

지난 5일부터 일본 서부 지역에서는 평년 7월 강수량의 1.5배에서 2.5배의 비가 한번에 내렸다. 기후현 구조시는 총 1050.5㎜의 강우량을 기록했으며, 에히메 현은 최고 744.5㎜, 히로시마시는 최고 441.5㎜의 물폭탄이 떨어졌다. 

이에 일본 기상청은 이틀 전부터 9개 부현(府縣·광역지방자치단체)에 대해 '폭우특별경보'를 발표하면서 500여만명에 대해서는 긴급 대피 지시나 권고를 내렸다.

일본 당국으로서도 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조치를 취했지만 폭우 규모도 상상을 초월했다. 순식간에 불어난 물은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전에 주택을 집어삼켰다.

일부 고지대 주민들은 침수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자택에 머물렀지만, 곳곳에서 지반이 약해지며 산사태나 지반·도로·주택·담장 붕괴가 발생하며 인명 피해를 키웠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관계 장관회의를 긴급 개최하고 피해자 구명과 구조에 전력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당국은 경찰과 소방, 자위대원 등 4만8000여명을 동원해 수색과 구조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