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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후배를 위한 용퇴에 감동한 충남도 공직사회
[기자수첩] 후배를 위한 용퇴에 감동한 충남도 공직사회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8.07.08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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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칠 때 떠난다’라는 말이 있다. 한 분야에서 일을 통해 부와 명예, 성공 등을 얻은 사람이 흥망성쇠의 순환하는 세상 이치에 따라 그만둘 때가 찾아오는데, 이때 사람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는 가운데 미련 없이 제 일을 그만두고 물러나는 것을 표현한 말이다.

박수 칠 때 떠난 사람은 부지기수다. 그 가운데 김연아가 있다. 영원한 피겨 여왕으로 지난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뒤 명예롭게 은퇴했다. 원더걸스도 해체 전 마지막에는 밴드로의 이미지 변신도 시도했으며 마지막 활동곡까지 월간차트 1위를 한 다음 아름다운 마무리를 했다.

최근 충남도청에서도 박수 칠 때 떠난 공직자들이 있어 공직사회가 선배들의 후배를 위한 잇따른 용퇴 결정에 감동하고 있다. 보직을 받지 못한 것도 아닌데 이들은 새로운 도지사에게 짐이 되는 것이 싫다며 천직으로 알고 청춘을 바친 공직을 마감했다.

정년이 보장된 공직사회에서 후진에게 길을 열어 주기 위해 스스로 관직에서 물러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정년이 1년 6개월이나 남았지만 이번에 명예퇴직을 선택한 4급이상 공직자는 3명으로 알려졌다. 홍성목 논산시 부시장(3급)을 비롯해 강천구 의회사무처 입법담당관(4급), 신동희 의회사무처 입법담당관(4급) 등이 후배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사람들이다.

사실 이들은 6개월만 어영부영하면 1년간 공로연수를 떠날 수 있다. 그런데도 공무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각종 혜택을 포기하고 명퇴를 선택한 것은 조직의 발전을 위한 용단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6개월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지만, 공직사회에서 6개월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단 1개월이 모자라서 승진의 기회를 놓치는 사례가 종종 있었기에 이들의 용퇴는 후배들을 열광케 하는 것이다.

현재 충남도의 인사적체 현상은 심각하다. 도청 내 사무관 400여명 가운데 70~80%가량이 베이비부머 세대로 앞으로 4년 후면 모두 퇴직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다면 상당수의 사무관은 승진은 꿈도 못 꾸고 현직에 만족할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승진의 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대상자는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충남도 인사제도에 대한 직원 만족도는 11%로 현저히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10명 가운데 1명 정도가 인사제도에 만족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속적 계산과 이해를 떠나 존재의 무상한 물결에 그대로 몸을 싣는 초탈의 면모를 보인 이들(명퇴를 선택한 선배공무원)이 후배들의 눈에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가 아닐까?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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