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로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 '최악의 시나리오' 현실로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8.07.06 14: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美·中, 340억 달러 관세 부과… 160억 달러 추가 조치 예정
물가 상승 등 세계 경제 '악재'… 韓경제 유탄 불가피 전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대로 중국에 과세폭탄을 투하했다. 818개 품목, 340억 달러 규모다.

이에 중국도 곧바로 같은 규모, 강도의 보복에 나섰다. 중국은국 농산물 등에 545개 품목, 340억 달러의 관세를 부과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이 한 치의 양보 없는 치열한 무역전쟁을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난 모습이다.

미국은 5일(현지시간) 낮 12시 1분부터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또 미국은 당초 관세부과 방침이 정해진 500억 달러(약 56조원) 가운데 나머지 160억 달러 규모의 284개 품목에 대해서도 2주 이내에 관세가 부과할 예정이다.

즉, 미 무역대표부(USTR)가 지난달 확정한 산업 부품·설비 기계·차량·화학제품 등 818개 품목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조치를 발효한 것이다.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품목은 정보통신(IT),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중국이 전략적으로 추진 중인 첨단 제조업을 집중 겨냥했다.

그러자 중국은 미국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다.

중국은 34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농산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미국처럼 나머지 화학 공업품, 의료 설비, 에너지 제품에 대한 관세를 추가로 부과해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부과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중국이 미국의 조치에 대응해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에서 생산되는 주요 농산품과 자동차를 정면 겨냥하는 관세폭탄을 터뜨린 것.

이번 전쟁으로 일단 미중 모두 경제에 미치는 타격을 피할 수는 없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이유로 하고 있지만, 무역전쟁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고 경제 규모 자체도 줄어들 것이라고 경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중국 역시 미국의 관세 장벽 때문에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울러 단순한 지표상의 수치가 아니라 경제 전반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도 보인다.

타격을 입는 것은 양국만이 아니다. 경제 초강국들의 싸움에 다른 국가들도 애꿎은 후폭풍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1, 2위의 경제 대국들이 경제패권 다툼을 시작하면서 세계 경제둔화 가능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경제국간의 연결망을 타고 세계 곳곳에서는 물가 상승과 수요 약화 등의 피해가 어마어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한국은 피해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미국의 대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액은 282억6000만달러(31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미국은 당초 중국이 보복하면 추가적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알린 만큼, 앞으로 무역전쟁이 확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이번 전쟁에 총력을 쏟아 확전하기 시작하면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을 전망되는 만큼 세계 각국은 첨예한 관심을 갖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