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철강 수입규제 1조3000억원 ‘폭탄 손실’…자동차까지?
美 철강 수입규제 1조3000억원 ‘폭탄 손실’…자동차까지?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7.0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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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정책처 추정치…대한 수입규제, 미국 40건 ‘압도적’
“자동차·부품까지 번지기 전 선제적 대응방안 모색해야”
(사진=국회예산정책처)
(사진=국회예산정책처)

미국의 수입규제 증가로 철강 산업의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제는 수입규제가 한국 효자 대미 수출 제품인 자동차로까지 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NABO 산업동향&이슈 제9호’의 ‘한국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조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늘고 있는 미국의 대한 수입규제 조치에 따라 철강과 세탁기, 태양광전지 등 주력 수출 품목에서 24억7000만달러(2조6478억원)에 달하는 수출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치가 대폭 늘은 영향이다. 최근 한국무역협회의 ‘對韓 수입규제 분기별동향’에 따르면 7월2일 기준 대한 무역규제는 미국이 40건으로 압도적이다. 2위 인도보다 10건 이상 앞선다. 

특히 3개 품목 중 철강 피해가 압도적이다. 철강 수출손실액은 12억4000만달러(1조3336억원)다. 세탁기 수출손실액은 7억6000만달러(8109억원)며 태양광전지 수출손실액은 4억7000만달러(5056억원)다. 

실제 올해 미국은 앞서 3월 철강에 대해 2015년~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2017년 기준 74% 수준)의 수입 쿼터를 시작으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4월에는 유정용강관에 대해 반덤핑 연례재심 최종판정을 내렸고 직후인 5월에는 탄소합금강선재, 6월에는 스탠다드강관과 냉간압연강관에 각각 순차적으로 반덤핑 관세를 부과했다. 심지어 지난달 20일에 대형구경강관은 상계관세 예비판정을 받은 상태다. 

문제는 미국이 수입규제조치를 자동차로 확대할 가능성이 높아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157억달러(17조6405억원), 자동차부품은 40억달러(4조4688억원)로 각각 대미 수출국 중 5위와 6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미국의 수입규제조치에 대해 WTO에 제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WTO가 권고한 사항은 미국 행정부가 무역정책에 대한 미국 주권을 보호를 위해 따르지 않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 기업이 직접 미국 국제무역법원에 문제 해결을 요구할 경우 삼권분립원칙에 따라 반드시 이행해야 한다. 

하지만 이보다는 자동차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 대응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우선이다. 신동진 국회예산정책처 경제분석관은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력 제고를 위해 포괄적이고 점진적인 환태평양경제협력체(CPTPP)와 같은 다자 체제 참여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5일 대미 자동차 통상분쟁 대응 당정간담회를 통해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를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young2@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