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사양? 최신앱도 된다"…IT업체 중저가 스마트폰 '승부수'
"저사양? 최신앱도 된다"…IT업체 중저가 스마트폰 '승부수'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7.05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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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안드로이드 Go' 통해 中 견제·저가 시장 입지 굳히기
LG전자, 출고가 10만원대 실속형단말에 프리미엄 기능 추가
구글은 '스마트 피쳐폰' 투자…스마트폰 증가 정체 돌파구로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다음달 '갤럭시노트9' 공개를 시작으로 삼성전자, 애플, 구글 LG전자가 하반기 스마트폰 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러한 하이엔드 전략과 맞물려 미들·로우 등 중저가 라인 마케팅에도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5일 IT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IT업체들이 잇따라 중저가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KT경제경영연구소 동향브리핑 '글로벌 IT업체 동향'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제기됐다.

삼성전자가 2018년 5월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에서 '안드로이드 Go' 단말로 추정되는 SM-J260 단말을 테스트한 것을 SamMobile이 지난달 22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Go는 저사양 단말용으로 개발된 OS인 '안드로이드 One'과 달리 최신 안드로이드 OS를 저사양 단말에 맞게 변환한 것이다.

SamMobile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SM-J260F 단말을 영국, 우즈베키스탄, 코카서스, 카자흐스탄 등에서 테스트 중에 있고 SM-J260M 단말은 아르헨티나, 트리니다드, 토바고, 파나다 등에서 테스트 중이라고 전했다. 또 SM-J260G 단말의 경우 캄보디아, 베트남 등지에서도 테스트를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보고서는 이것을 삼성전자가 저가·저사양 단말에서도 최신 앱 실행이 가능한 안드로이드 Go 단말 출시를 통해 중국 제조사들을 견제하면서 저가 단말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인 것으로 해석했다. 이 같은 전략은 단말 출하량은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몰라도 수익 개선은 힘들 것으로 판단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수석연구원은 "중저가 라인은 필요하지만 대세가 될 수는 없다"며 "하이엔드가 잘 팔리지 않을 때 몸집 유지를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수석연구원은 "예전에는 하이엔드, 중저가는 따로따로 개발비를 투자해 라인을 만들었지만 요즘은 하이엔드 하나를 만들고 약간 사양만 낮추는 방식으로 중저가 라인도 같이 꾸민다"며 "때문에 하이엔드와 미들, 로우라인이 어느 정도 공통적인 부분이 있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와 같은 이유로 라인개수가 엄청나게 줄고 부품도 공용화하는 측면이 있어 가격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것이다"며 "하지만 이것을 전면에 내세우긴 어려울 것이다"고 귀띔했다.

LG전자의 경우도 이른바 '실속형 단말'을 내세우면서 중저가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LG전자는 '프리미엄부터 알뜰폰까지 고객 선택의 폭을 늘린다'는 전략이다. 지난달 28일 공개한 'LG X2'는 19만8000원 출고가에 5인치 HD 디스플레이를 장착시켰고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하는 '오토샷' 그리고 데이터 걱정 없는 라디오 등 실속 기능을 준비했다.

김정태 LG전자 모바일사업자담당 상무는 "탄탄한 내구성과 높아진 제품 완성도, 꾸준하고 신속한 사후지원까지 믿고 오래 쓸 수 있는 LG 스마트폰을 선보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와 같은 흐름에 이동통신사도 발걸음을 따라가고 있다. 

SK텔레콤은 29만7000원에 5.5인치 대화면 스마트폰 '갤럭시와이드3'를 지난 5월25일 단독 출시하며 자사의 'band 데이터 세이브' 요금제와 함께 사용할 시 공시지원금 13만원을 받아 16만7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LG유플러스도 '실속 있는 가격, 프리미엄 성능'을 갖춘 가성비 폰을 오늘 단독 출시했다. 전국영업점과 공식 온라인몰에서 출고가 33만원에 살 수 있다. 공시지원금까지 더해지면 기기 값 부담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LG유플러스의 설명이다.

아울러 해외 유수 IT기업인 구글은 오히려 피쳐폰에 투자를 한다. 지난달 27일(미국시간) 스마트 피쳐폰용 OS 개발업체에 2200만달러(한화 245억원)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보고서는 "스마트폰 사용자 수 증가가 사실상 정체된 상태이기에 구글 입장에서는 35억명이라는 피쳐폰 사용자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며 "향후 이들 사용자가 스마트 피쳐폰으로 전환될 경우에 대비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csl@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