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후 사우나 가면 사망 위험성 높아진다"
"음주 후 사우나 가면 사망 위험성 높아진다"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07.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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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103명 부검 분석결과… "저산소증 주의"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많은 사람이 술 마신 후 이튿날 아침 숙취를 풀기 위해 사우나를 찾지만, 사실 음주 후에 사우나를 이용하는 것은 사망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팀은 연구를 통해 음주가 사우나 사망의 주요 위험 요인임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음주 후 사우나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지적은 많았으나, 음주 후 사우나의 사망 위험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팀은 2008∼2015년 사이 시행된 사망자 부검사례 중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서 숨진 26∼86세 103명(평균나이 55세)을 대상으로 음주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사우나 또는 찜질방에서 숨진 분석 대상자에 대한 부검 결과 81명(78.6%)은 혈액의 평균 알코올농도 0.17% 수준으로 나타났다. '술에 만취한 상태'의 알코올농도는 0.1%다.

이들은 술자리가 끝난 후 3∼6시간 밖에 지나지 않고 사우나를 찾은 경우가 많았다.

이들의 사인은 13명은 사고사로, 82명은 자연사로 분류됐다. 나머지 8명은 사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사고사는 고체온증과 급성 알코올중독이 각각 9명, 4명이었다. 자연사는 급성심근경색증 등 허혈성심질환(40명)과 기타 심장질환(38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사우나룸에서 사망할 당시 자세로는 바로 누운 자세가 50명(48.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엎드린 자세 37명(35.9%), 옆으로 누운 자세 10명(9.7%), 앉은 자세 6명(5.8%) 순이었다.

다만 연구팀은 술에 취한 채 사우나룸에 엎드려 있으면 가슴의 움직임이 불편해지고 호흡이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사망위험을 훨씬 높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유성호 교수는 "술에 취하거나 술이 덜 깬 채 사우나를 하면 알코올 대사가 더욱 빨라지고 뇌의 저산소증을 부를 수 있다"면서 "술 마신 다음날 음주 운전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숙취가 남아있다면 사우나나 찜찔방을 이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법의학 및 병리학 저널'(Forensic Science, Medicine and Pathology)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