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일농구대회가 4일 오후 북한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렸다. 5일까지 이틀간 개최되는 대회 첫날 남북 선수들이 뒤섞여 함께하는 혼합경기가 열렸다. 처음으로 한 팀을 이룬 남북 선수들의 모습에 가슴이 뭉클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농구광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대회가 급속히 성사된 측면도 있지만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겠다는 확고한 의지의 표명으로 보여 고무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남북체육교류 역사는 1957년 6월10일 북한 올림픽위원회가 국제체육대회 남북 단일팀 구성을 제의한 것이 첫 시작이었다.
이후 1979년 2월 제35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에 남북 단일팀을 구성해 참가했지만 1988년 서울 올림픽 공동개최는 양측 견해 차이로 무산된바 있다.
또한 1990년 베이징 아시아경기대회에 남북한 공동응원팀을 결성 처음으로 ‘한반도기’를 응원에 사용했으며 같은해 10월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축구대회가 평양과 서울에서 번갈아 열리기도 했다.
이후 1999년 12월 남북통일농구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했고, 2000년 9월15일 시드니올림픽 개회식 남북 동시 입장,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에 북한 대표단과 응원단 참가,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북 선수단 동시입장,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 선수단이 꾸려지기도 하는 등 긴장 속에서도 남북 체육교류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서로의 몸과 몸이 부딪히고 마음과 마음이 하나되는 스포츠를 통한 교류는 어떤 행사보다도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더불어 비핵화 문제로 풀리지 않는 북한의 제재 국면에서 스포츠는 관계 개선의 불을 당길 수 있는 방안이라고 보여진다.
그런 점에서 남북 화해 무드 속에서 열리는 통일농구가 시선을 끌지 않을 수가 없다.
더욱이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친선경기 남측 단장으로 참여해 방북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통일부 장관은 남북관계 로드맵을 이행하는 총지휘자라고 본다면 남북 정상 간의 간접적인 대화도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향후 남북관계를 점검하는 발전된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남북 2차 정상회담 이후 군사 회담, 고위급 회담, 체육회담, 적십자 회담, 산림회담 등이 순차적으로 열리면서 다양한 논의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에 비핵화에 큰 진전은 없다는 사실이 복마전이라고 비추어 볼때 이번 통일농구대회가 새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남과 북의 선수가 섞여서 한 팀을 이뤄 치른 혼합경기의 팀 이름은 ‘평화’와 ‘번영’이다. 승패를 떠나 남북이 하나가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이참에 남북체육교류의 정례화와 활성화로 민족 화해의 물꼬가 트이길 기대한다.
남북은 오는 8월에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단일팀을 이뤄 출전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통일농구’를 시발점으로 남북관계가 한차원 더 진전되면서 한반도 평화통일의 새로운 디딤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