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도자기와 캐릭터의 콜라보, 어찌 예쁘지 아니한가
[인터뷰] 도자기와 캐릭터의 콜라보, 어찌 예쁘지 아니한가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8.07.0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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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숑프리제’ 캐릭터화 해 도자기에 입힌 오수진 작가

네모반듯 도자기에 담아낸 강아지 캐릭터로 눈길 끌어
전시회 통해 ‘마음 예술을 만난 아름다운 힐링’ 선보여

오수진 작가.
오수진 작가.

세계 최초의 캐릭터 미키마우스가 시계에 접목된지 90여년이 흐른 지금 캐 릭터는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됐다.

어린 아이의 가방이나 신발·우산 등 에는 물론이거니와 학생들의 노트·필기구, 젊은이들의 사무용품·휴대폰케이스, 주부들의 주방소품 등 여러 곳곳에서 쉽게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많은 TV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애니메이션의 경우 수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동물 캐릭터 상품 시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수많은 캐릭터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이지만 아직도 새로운 캐릭터 상품이 나올 때마다 열광하는 이들을 적잖게 볼 수 있다. 그런 열풍에 딱맞는 도자기와 캐릭터의 컬래버레이션을 주목 하자.

오수진 작가는 ‘솜사탕 강아지’라는 애칭을 가진 비숑프리제를 활용한 캐릭터 상품을 개발, 도자기에 접목하면서 눈길을 끌었다. 네모반듯한 도자기를 도화지 삼아 그려낸 비숑 캐릭터는 남녀 노소 많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이끌기 충분했다.

지난달 26일부터 지난 2일까지 한전 아트센터에서 열린 그녀의 작은 전시회를 찾은 관람객들은 전시회가 주제와도 같은 ‘마음 예술을 만난 아름다운 힐링’이라고 말한다. 전시회를 마친 오 작가의 다음 비전은 무엇일까.

오 작가는 “단기적으로는 반려견을 위한 도자기 제작, 더 많은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해외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난 평창동계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와 같은 귀여운 캐릭터를 개발해 기업이나 조직의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2018 낭만전시 전시장 풍경.
2018 낭만전시 전시장 풍경.

Q. 전시회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민화는 우리 조상들의 자연 환경에 대한 존중과 그들의 소박한 삶을 순수함으로 표현한 그림이고 민화속에는 한민족의 꿈과 사랑, 그리고 삶의 소망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 민화는 서양화에서 갖추어야 하는 요소인 원근법이나 구도에 구속받지 않고 색채에 연연하지 않습니다.
민화는 생활 주변 및 현실의 모든 물상들을 제한 없이 그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에 착안해 민화와 도자를 접목시켜 봤습니다. 제가 만든 도자작품에는 저의 일상이 담겨 있습니다.
실제 제가 키우는 반려견인 알로, 로지, 몽실과 우노가 등장하고, 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 그들의 행동, 사용하는 소품들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견문록(犬聞錄]) 시리즈로 반려견과 함께 다른 방식으로 삶을 영위하는 생활 모습, 행복한 순간의 기록, 일상의 사건들을 담고 있습니다. 혼자만의 즐거움에서 함께 즐거움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Q. 주제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부분은?
한국인은 어떤 때는 굉장히 심각하지만 대체적으로 우리 조상들의 삶을 반추해 보면 낙천적(樂天的)인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 젊은이들은 취업난으로 인해 미래에 대해 상당히 비관적이 돼가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 조상들은 물질적으로 지금보다는 덜 풍요로웠고 어려운 살림이었지만 언제나 웃음을 간직하고 남을 위해 웃어준 모습들을 민화를 통해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도 반려견과 있을 때 웃음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워보지 않으면 이들에게서 느끼는 행복, 슬픔을 느낄 수 없습니다. 내가 만든 도자작품에 등장하는 반려견의 웃음과 같이 제 작품을 보는 모든 사람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함께 나누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Q. 앞으로의 작품 방향은?
전세계적으로 동물 캐릭터 상품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캐릭터에 창의적인 이미지가 첨부되면서 이제는 캐릭터의 상품화가 일상적인 것이 됐습니다. 여러 종류, 여러 가지 형태의 캐릭터 상품들이 우리의 생활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저는 솜사탕 강아지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비숑프리제(Bichon Frise)를 네 마리를 키우면서 비숑프리제만의 매력에 빠져들게 돼 캐릭터 상품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캐릭터 상품 개발의 결과물로써 비숑 프리제 캐릭터를 이용한 실용 도자기 제작을 하고 있으며 더 많은 캐릭터 상품을 개발해 해외 수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통적인 민화에 개발 하고 있는 캐릭터를 융합해 현대적으로 재해석을 통한 고급문화상품을 개발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전시작품 외에 다른 장르 계획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현재까지 그래픽 디자인과 브랜드 영역에서 좋은 성과를 쌓아왔습니다. 저의 비전은 디자인 관점을 통해 세상에 보다 아름다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입니다. 민화와 도자를 접목하는 작품 활동이 그 변화의 시작점입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서로의 사고와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소통할 수 있는 작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대학과 대학원애서 디자인과 디자인경영을 전공하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면서 디자인 관점으로 아름다운 변화를 이끌고자 노력하던 중에 우연히 도자와 민화를 접하게 됐는데 그림의 깊이감 등이 유럽의 예술 장르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 동안 너무 서양적인 것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던 점을 반성하고, 디자인과 디자인경영 전공을 살려서 전통적인 것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면 사람들에게 민화의 우수성을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기 위해 민화와 도자를 배우고 작품 활동까지 확장하게 됐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다양한 디자인 부가상품을 만들어 유럽시장에 진출, 판매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업종과 협업을 기대하고 있 습니다.

Q. 전시회 이후 계획은?
민화는 우리 서민들의 정서를 반영한 작품입니다. 한류에는 음악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당분간 우리의 전통 민화와 도자를 접목시킨 작품을 유럽인 들에게 알리는 작업에 매진할 생각입니다.
이번 전시회 이후 올해 하반기쯤 마음이 맞는 작가들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남유럽 국가 및 한류열풍이 뜨거운 동유럽 국가에서 민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한 작품들을 전시할 계획입니다.

오수진 작가와 그의 작품.
작품과 함께 선 오수진 작가.

오수진 작가는…
숙명여대 산업디자인학과와 이화여자 대학교 디자인대학원 디자인매니지먼트를 졸업했으며 현재 디자인회사 알로(Alo)를 운영하면서 ‘호세가 그린 그릇’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