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쁘라삐룬' 제주·부산 등에 '물폭탄'… 피해 잇따라
태풍 '쁘라삐룬' 제주·부산 등에 '물폭탄'… 피해 잇따라
  • 장유리 기자
  • 승인 2018.07.03 18: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 항만시설물 6억원 피해 추정… 태풍 비껴가
오늘 밤사이 최대 고비… 4일 동해로 빠져나갈듯
3일 오전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몰고 온 10m가 넘는 파도에 파손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3일 오전 제7호 태풍 '쁘라삐룬'이 몰고 온 10m가 넘는 파도에 파손된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항 동방파제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7호 태풍 '쁘라삐룬'(태국어로 '비의 신'이란 뜻)의 영향으로 제주와 부산 등에 3일 매우 강한 바람을 동반한 '물 폭탄'이 쏟아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부 경상 내륙은 흐리고 최대 순간 풍속 초속 30m 안팎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고 시간당 2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렸다.

이날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강수량은 윗세오름(제주) 150.5㎜, 백록담 97.5㎜, 매곡(울산) 89.5㎜, 거제 85.0㎜, 해운대(부산) 73.0㎜, 소리도(여수) 71.0㎜, 양산 64.5㎜, 울산 60.0㎜, 포두(고흥) 15.5㎜ 등이다.

이번 태풍의 영향을 받은 지역들에는 크고 작은 피해들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께 제주 서귀포시 몰고 온 높은 파도에 위미항 방파제 보강공사용 시설물이 유실·이탈되는 일이 발생했다.

도는 76m 구역에 걸쳐 200여 개(36t가량)의 시설물이 유실·이탈된 것으로 판단, 6억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에 유실 피해를 본 근고블록과 트라이빔은 방파제의 기본이 되는 기초 사석의 유실을 방지하는 시설물이다.

도는 조만간 현장 조사를 거쳐 자체 복구를 시행토록 할 예정이다. 다만 이외에 현재까지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집계된 태풍 피해는 없다

경남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후 4시12분께 양산시의 한 아파트 인근 도로변 지반이 10여m 침하했다. 이 사고로 차량 4대도 함께 땅 밑으로 내려앉았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양산시는 도로변을 떠받치던 옹벽이 무너지며 침하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복구 작업에 나섰다.

이에 앞서 이날 오후 1시 50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지하 노래방에 1m가량 물이 찼다. 당시 이 노래방은 영업 중이지 않아 다친 사람은 없었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완월동에서는 이날 오후 3시 12분 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돼 소방당국이 안전조치했다.

전남 여수시 덕충동에서 길을 걷던 A(26)씨와 B(50·여)씨가 강풍에 떨어진 파이프를 맞아 다쳤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외에도 이번 태풍으로 하늘길·바닷길에서는 항공편과 여객선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불편이 잇따랐다.

쁘라삐룬은 3일 밤에 한반도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뒤 대한해협을 통해 북동쪽으로 이동하다가 4일 오전 3시에는 일본 쓰시마 섬 부근인 독도 남서쪽 약 220㎞ 부근 해상에 위치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했다.

이때 태풍은 세력이 다소 약해져 중심 최대 풍속이 초속 24m(시속 86㎞)로 ‘약한 소형’ 태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풍은 4일 오후에 바닷물의 온도가 낮은 동해상(약 21도)을 지나면서 점차 에너지가 약화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미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려 지반이 약해진 가운데 산사태와 축대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고, 하천이나 계곡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 있다”면서 “시설물 피해와 야영객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장유리 기자 jyuri2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