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복되는 태풍, 인기 없는 풍수해보험
[기자수첩] 반복되는 태풍, 인기 없는 풍수해보험
  • 우승민 기자
  • 승인 2018.07.03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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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태풍(쁘라삐룬)이 한반도에 불어 닥치면서 많은 국민들을 긴장케 했다.

태풍이 불면 강한 바람과 비 때문에 침수걱정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농민이나 어민뿐 아니라 도시에 사는 사람들도 매년 반복되는 태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데 정작 태풍으로 인해 재산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풍수해보험’ 가입자는 찾기 힘들다.

풍수해보험은 보험료의 절반 이상을 정부가 보조하는 정책보험이다. 태풍이나 홍수, 호우, 해일, 강풍, 풍랑, 대설, 지진으로 인한 주택, 온실(비닐하우스 포함)의 재산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전국 풍수해보험 가입률(업계 추산)은 지난 2014년 기준 30%에 불과하다. 풍수해 피해가 자주 발생하는 일부 지역에 국한돼 가입하는 경향이 있고 피해가 덜한 지역의 경우 보험에 대한 인식이 낮은 편이다. 총 가입자는 2008년 24만 가구로 확대 됐으나 2009년 이후에는 30만 가구 이상에서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다.

정부가 세금까지 써가며 국민들을 지원하는 정책성 보험인데도 이처럼 가입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태풍이 불 때마다 정부가 비상대책반을 꾸려 24시간 대응하는 것만 보면 국민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아마도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한 국민들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들은 필요하다면 매년 수십만원 이상의 보험료를 내더라도 아끼지 않고 가입한다. 민간 보험사들이 덩치를 키우고 매년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것이 그 근거다.

지금이라도 정부와 관련 종사자들이 손을 맞잡아 풍수해보험을 국민의 눈높이에 맞도록 재정비해야 한다. 피해가 발생하고 나서 일회성 대책을 세우는 것보다 잘 정비된 풍수해보험 하나 가입해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제도정비가 필요한 때다.

2002년 태풍 루사로 인해 발생한 피해금액은 5조원에 육박했다. 인명피해도 300명에 달했다. 앞으로 이보다 더 강력한 태풍이 언제 어떻게 다시 한반도를 휩쓸지 알 수 없다. 피할 수 없는 자연재해라면 받아들여야 하지만 ‘인재’로 인한 재산 피해는 더 이상 반복돼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