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상장 추진 롯데…발목 잡는 일본 주주?
계열사 상장 추진 롯데…발목 잡는 일본 주주?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7.03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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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말 롯데정보통신 예정…90여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9개 불과
복잡한 지배구조 걸림돌…日주주, 계열상장 시 배당확대 요구할 듯 
(사진=롯데그룹 홈페이지)
(사진=롯데그룹 홈페이지)

롯데그룹이 계열사 상장을 시도하지만 신동빈 회장 부재 속에 한·일로 나눠진 계열사 통합이 난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이달 말 IT 전문 계열사 롯데정보통신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예비심사를 통과하고 공모가 확정된데 따른 수순이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롯데지주를 출범하면서 계열사를 정리했지만 계열사 수는 90여개로 여전히 많다. 이중 상장사는 롯데칠성음료와 롯데푸드, 롯데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손해보험, 롯데지주, 롯데제과 등 9개에 불과하다.

롯데지주는 지주사를 출범시키면서 기업 및 주주가치 극대화, 경영 투명성 작업 등을 위해 계열사 상장을 시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간 많은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음에도 여전히 복잡한 지분 구조는 이 작업을 순탄치 않게 한다.

특히 문제는 일본 주주들의 영향력이 높은 화학·건설 분야 계열사 상장이다. 롯데케미칼, 롯데물산, 롯데알미늄 등은 호텔롯데 지분율이 각각 12.68%, 31.13%, 25.04%다. 호텔롯데 지분 중 ㈜롯데홀딩스 19.07%, ㈜L제4투자회사 15.63%, ㈜광윤사 5.45% 등 일본쪽 주주들의 지분율이 99%를 차지한다.

호텔롯데가 지분을 가지고 있는 계열사 뿐만 아니라 호텔롯데 자체도 상장을 준비해야 하는 롯데로서는 일본 주주들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신 회장이 현재 구속된 상태에서 이를 추진하는 것은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 

지난달 29일 롯데홀딩스는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이사 해임 안건과 신동주 전 부회장 이사 선임 안건을 모두 부결하면서 구속 상태인 신 회장의 손을 다시 한 번 들어줬다. 이는 신 회장을 지지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신 회장을 대신해 일본 롯데와 대화할 인물이 없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실제로 이번에 상장을 추진하는 롯데정보통신 지분은 100% 롯데지주가 보유하고 있어 큰 어려움이 없었다.

일본 주주들은 꾸준히 롯데그룹에 배당금 확대를 요구하고 있어 롯데그룹이 상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더 거세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