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서초시대…본격 업무 개시
삼성, 서초시대…본격 업무 개시
  • 김미소 기자
  • 승인 2008.11.1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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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38만9000여㎡ A,B,C 3개동에 1만여 명 상주 거대공간
금융 계열사 외 전계열사 함께해…글로벌 기업 입지 다져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17일 오전 8시를 기점으로 강남 서초동 신사옥(C동)에서의 첫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새 건물로 들어서는 직원들 얼굴에는 ‘초심’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입구에서 안내하는 직원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사원들과 외부 손님을 맞기에 바빴다.

사옥 내부에서는 미처 마무리 짓지 못한 청소와 단장이 한창이었고, 건물 중간 중간 아직 오픈되지 않은 사무실과 통로가 이제 막 문을 연 새 공간임을 알렸다.

삼성전자는 30년 넘게 숱한 성과와 파동을 함께한 태평로 본관을 뒤로 하고 이날부터 강남 신사옥에 짐을 풀기 시작했다.

◇글로벌 입지 굳힌다…사장단협의회도 이곳서 전자를 비롯, 금융 계열사를 제외한 다른 계열사가 모두 함께 있는 공간에서 글로벌 기업으로의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감회가 무척 새롭다”면서 “앞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 속에서 더욱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A, B, C동으로 3개동이 위치한 강남역 부근 삼성타운 내에는 오직 삼성인들을 위한 대형 휘트니스 센터(B동)와 서초 어린이집(C동) 등도 자리해 외부인의 부러움을 샀다.

수용인원에 제한이 있어 추첨제로 운영되는 두 복지시설은 직원들의 수요가 많아 신청 열기가 뜨거웠다는 후문이다.

뿐만 아니라 C동 지하 2층에 위치한 사원식당(총 1469평)은 1116석이 구비되어 있어 다수의 삼성전자 직원들이 아침 및 점심식사를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직원임을 확인받기 위해 입구에 비치된 카드리더기에 사원증을 찍으면 2000~3000원 가격대에서 식사할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에버랜드가 운영하는 사원식당은 음식 원가만 받을 뿐 인건비, 운영비 등 나머지 비용 일체는 회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인근 식당보다 값도 싸고 가격 대비 맛도 좋아 사원들 호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오는 19일 오전 태평로 본관에서의 마지막 회의를 갖고 곧바로 故 이병철 선대회장 21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지원실 등 그룹 차원의 삼성 관계자들은 21일 강남 사옥으로 합류할 예정이다.

◇’전자 허브’에 걸맞는 최첨단 인텔리전스 건물 온도·환기·일조량 자동조절, 최적·최고의 인터넷 환경 수준, 도청 장치 구축, 직원을 위한 헬스클럽과 식당가, 어린이집까지… 17일 삼성 전자·제조 계열의 삼성인들이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하는 강남 서초동 삼성타운(가칭)의 모습이다.

연면적만 38만9000여㎡으로 A동(35층), B동(32층), C동(43층) 모두 3개동이며 삼성전자 약 3000명의 직원을 비롯해 1만 명이 넘는 거대공간으로 태어난다.

삼성타운은(가칭) 서초동 일대 스카이라인을 바꿔 놓았을 뿐 아니라 인근 상권에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19일 이주가 완료되면 삼성은 전자·제조 계열사는 서초동에,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는 태평로에 집결하는 이원화 시대를 열게 된다.

이제 막 새로운 둥지를 맞는 임직원들의 각오가 새로운 가운데 삼성인들이 심기일전하는 데는 ‘그럴 만하다’는 것이 외부인들의 평가다.

복지와 근무시설, 주변여건 등 모든 업무환경이 업그레이드 되기 때문. 삼성타운은 기업의 명성에 걸맞게 최첨단 인텔리전스 건물의 위용을 갖췄다.

실내 인구 밀집 정도에 따라 온도조절 및 환기가 자동으로 가동되고, 사무실 내의 커튼은 일조량에 따라 열리고 닫혀 햇빛을 조절한다.

같은 건물, 같은 층이더라도 인구 밀도에 따라 각기 다른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다.

삼성전자가 주축이 된 C동 일부에는 첨단 도청 방지 장치가 설치되어 있으며 컴퓨터를 비롯한 사내 모든 정보기술 기기에는 전자 태그를 부착해 무단 반출할 수 없게 했다.

인터넷 환경은 최고 수준으로 가정용 인터넷보다 최대 50배 빠른 전송 속도를 구현하는 광케이블이 연결되어 초고속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책상 배치는 기존의 일직선형 또는 T형에서 탈피, 벌집형태로 4개의 좌석을 하나의 소규모 그룹처럼 형성하여 직원들이 손쉽게 대면하고 소통할 수 있게 했다.

C동 건물 지하의 경우 모두 8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일반 식당가, 직원식당, 대형 휘트니스센터와 주차장 등이 자리한다.

일반 식당가에는 ‘강가’, ‘메드포갈릭’ 등 치열한 입주경쟁을 거친 음식점들이 이미 손님들을 맞고 있다.

지상 1층에는 사원들의 자녀를 위한 어린이집도 마련하여 가정을 둔 직원들을 특별히 배려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전자 계열사들이 한곳에 모여서 일종의 ‘전자 허브’를 구축, 전열을 다듬어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고자 하는 삼성의 향방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