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일정 취소에 온갖 추측 쏟아지자… 결국 "몸살감기" 밝혀
"취재진 시선 못 피해"… '기밀인데 공개한건 언론 때문' 비판
문재인 대통령이 과도한 일정으로 피로가 누적돼 감기몸살에 걸려 이틀간 연가를 낸 가운데,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밝혀 그 배경에 궁금증이 쏠린다.
김의겸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문 대통령이 이틀 동안 연차 휴가를 냈다"며 "쉬시는 동안에는 어떤 보고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정식 보고서는 물론 메모 형태의 보고도 일절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날 저녁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관저에 들어가 대통령을 뵀는데, 기력을 회복해가는 중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전날 "문 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등 과도한 일정과 누적된 피로로 인해 몸살 감기에 걸렸고, 대통령 주치의는 주말까지 휴식을 취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날 오후 일정 2건이 시간이 임박해서 갑작스럽게 취소되자 온갖 추측이 쏟아졌고, 이에 결국 문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밝힌 것이다.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대개 기밀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그럼에도 청와대가 이를 밝힌 것은 그만큼 여러가지 얘기들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24일 러시아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이후 사흘간 언론과 접촉이 전혀 없었다.
25일에는 월요일마다 열리는 수석·보좌관회의를 열지 않았고, 26일에는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6·25 참전용사 추모식에 참석하려다 기상악화로 헬기 이동이 불가능해 일정을 취소했다.
이어 전날인 27일에는 오드리 아줄레 유네스코 사무총장의 접견 일정과 범부처 대규모 경제회의인 규제혁신점검회의가 취소됐다.
그러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문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부터 판문점행, 북한 인사의 청와대 방문 등의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결국 청와대가 회의를 통해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선제적으로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27일 "내일 일정에도 대통령이 나타나지 않을 경우 취재진의 시선을 피할 수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이날도 "문 대통령이 이미 잡혀있는 공개 일정에 불참할 경우 (그 사유에 대해) 침묵하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기밀이어야 할 대통령의 건강상태까지 청와대가 밝힐 수 밖에 없는 사정에 언론도 한 몫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
저작권자 © 신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