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오는 8월 금강산에서 열린다. 27일 시설을 점검하기 위해 남측 점검단이 방북했다. 지난 2015년 10월 중단된 이후 2년 10개월 만으로 감개무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남과 북은 지난 22일 8·15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8월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열기로 합의하고 다음달 3일까지 이산가족 생사확인의뢰서를 보내고 최종명단은 오는 8월 4일에 주고받기로 했다.
이번 상봉 대상은 남북한 각각 100명씩으로, 고령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에 한해 1명의 가족 동반을 허용했다.
20명으로 구성된 남측 시설 점검단은 29일까지 3일간 금강산 지역의 이산가족면회소와 금강산호텔, 외금강호텔, 온정각, 발전소 등 상봉행사 관련 시설들을 점검한다. 점검 결과를 토대로 공사 인력들을 파견해 개보수 공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2015년 10월 마지막으로 열린 이후 3년만으로 긴 시간 돌아온 이산가족 만남이 이제 실감이 난다.
1971년 8월20일 대한적십자사와 북한적십자사가 ‘1천만 이산가족찾기 운동' 첫 회담을 개최한 이후 14년이 지난 1985년 9월20일부터 23일까지 고향방문단 51명, 기자·수행원 50명, 예술공연단 50명 등 각 151명씩 상호 방문을 시작으로 이산가족 상봉의 물꼬를 텄다.
지난 2000년 8월15일부터 4일간 서울과 평양에서 제1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행사를 가진 후 중단을 거듭하면서 20차례 걸쳐 상봉행사가 열린 바 있다. 이제부터는 더 이상 중단 없기를 바랄 뿐이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면서 한반도 평화 무드가 조성되고 있어 앞으로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당사자들의 모습을 보면 여러 가지로 감회가 교차된다. 그러나 이산가족의 답답함은 여전하다.
대부분이 고령인 이산가족들에게는 하루하루 시간이 촉박한데 100명씩만 한정해 놓은 것은 너무 좁은 문이다.
생존해 있는 이산가족은 13만 명에 달하지만 2000년부터 18년 동안 만난 이산가족이 남북한 합해서 4185세대 정도라고 한다.
여기에다 90세 이상 고령자가 1만2000명이 넘는다. 시간이 얼마 없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이번에도 선정되지 못한 이산가족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번 상봉에서 탈락한 어르신들은 기대감이 오히려 무너지면서 마음은 얼마나 슬프고 애달프겠는가.
지난 25일 95세의 할아버지가 추첨에서 탈락하고 실망하면서 쓸쓸히 돌아가는 뒷모습을 지켜보는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남북한 당국은 이산가족 상봉 방식을 다양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서로간 생사 확인이 제일 중요하며, 엽서·편지 등 서신 왕래와 함께 화상으로 만나는 영상 상봉도 좋다.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들을 위해서도 그렇고 스마트폰 등을 활용하면 비용도 크게 들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산가족 상봉의 상시화, 정례화를 추진해야 한다.
전쟁으로 생이별한 이산가족 문제는 이념과 체제를 넘어 무엇보다 시급히 풀어야 할 시대적 과제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