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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께 올리는 고언… '복거지계'
[기자수첩]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께 올리는 고언… '복거지계'
  • 김기룡 기자
  • 승인 2018.06.27 14: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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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수레가 엎어진 것을 보고 뒷 수레가 경계로 삼다’는 뜻의 사자성어 복거지계(覆車之戒)가 있다. 앞사람의 실패를 보고 뒷사람은 교훈으로 삼아 자신을 경계해야 한다는 경구로 쓰이는 말로 후한서(後漢書)의 두무전(竇武傳)에서 유래됐다.

후한 환제(桓帝) 때 환관의 세력이 강해 그들의 횡포가 날로 더해갔다. 이에 이응(李膺)과 두밀(杜密), 태학생(太學生)들이 환관들의 횡포를 죄로 다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그러자 환관들은 자기들을 모함했다는 죄로 이들을 체포했다. ‘당고(黨錮)의 금’ 사건을 일으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환제의 장인으로 장관직을 수행하던 두무가 환제에게 “만일 환관의 전횡을 이대로 내버려 두면 진나라 때의 실패를 반복하는 것이며, 엎어진 수레의 바퀴를 다시 밟게 될 것입니다(覆車之戒)”라고 진언했으며, 결국 체포된 관리 전원이 풀려나게 됐다.

민선 6기 충남호의 선장을 맡은 안희정 전 지사가 순항 중 목적지를 눈앞에 두고 개인적인 일탈 행위로 사퇴한 후 새로운 민선 7기 충남호의 선장으로 6.13 지방선거를 통해 양승조 도지사 후보가 도민의 선택을 받았다. ‘복지수도 충남’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하지만 양승조 충남도지사 당선인의 출범을 도우려고 가동된 ‘더 행복한 충남 준비위원회’(준비위)가 공직사회 안팎으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준비위에 업무보고를 다녀온 도청공무원 상당수는 ‘준비위가 점령군 같았다’, ‘위원 일부, 특히 공직 출신은 자신이 도지사가 된 것으로 착각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또 ‘미디어 센터장으로 준비위 대변인을 내정했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이라면 공직사회의 커다란 저항을 받을 것이다’, ‘매일 아침 대변인(준비위)을 통해 브리핑하는데, 청와대도 아니고 너무 권위적이다’, 특히 준비위가 ‘공기청정기 설치와 관련해 교육청에 조사를 요청하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는 ‘업무의 범위와 한계도 모르는 무지의 소산’이라고 혹평한다.

이렇다 보니 안희정 전 지사의 일탈 행위가 소위 말하는 측근들의 교만과 소통 부족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하고 있는 공직사회에선 벌써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양 당선자가 행정 경험 부족으로 안 전 지사의 일탈에 대한 방치 책임을 공직사회에 떠넘기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하며 안 지사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는 걱정이다. 복거지계의 참뜻을 이해하라는 거다.

어떤 사람이든 분수를 지키지 못하고, 자신의 삶을 존중하지 않는 데서 모든 비극이 비롯되고 있다. 퇴계 李滉(이황)은 “분수를 지키고 삶을 존중하라”며 몸가짐을 단정하게 하고 행실을 삼갈 것을 주문했다. ‘변화와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도민의 뜻을 받들겠다’라고 강한 의지를 표명한 양 당선인이 측근 관리를 위해 새겨들어야 할 말이 아닌가 한다.

[신아일보] 김기룡 기자 press@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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