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 수영장서 유아 익사사고… 法 "펜션 업주도 일부 책임"
펜션 수영장서 유아 익사사고… 法 "펜션 업주도 일부 책임"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6.27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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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사진은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신아일보DB)

펜션 수영장에서 아이가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펜션 업주에게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8부(이원 부장판사)는 이용객 A씨 부부가 펜션 업주 B씨와 보험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 부부에게 총 1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27일 판결했다.

A씨 부부는 지난 2016년 경기 가평군 B씨가 운영하는 펜션에 숙박했다가 3살배기 아들을 잃었다. 저녁 시간에 홀로 객실을 빠져나온 아들이 펜션 내부에 설치된 유아용 간이 수영장에 들어가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였다.

익사 사고는 수영장 이용시간이 마감되는 저녁 7시를 지나 발생했지만, 평소와 달리 이날 B씨는 수영장 출입 잠금장치를 가동하지 않았다.

B씨는 안전사고를 방지할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한 혐의(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돼 최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A씨 부부가 제기한 민사소송에서도 재판부는 B씨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B씨가 수영장에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A씨 가족에게 주의사항이나 사고 가능성 등을 특별히 고지하지 않았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B씨는 안전요원 배치가 의무화되지 않은 이 수영장의 울타리에 이용시간·수심·안전수칙·물놀이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담긴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조치를 해 뒀지만, 재판부는 "이것만으로 보호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투숙객들에게 위험을 수시로 고지하거나 사고가 난 아이처럼 수영장의 위험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용자들에게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면 그 위험을 신속히 제거했어야 보호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부모로서 어린아이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는 A씨 부부가 수영장의 존재와 위험성을 잘 알고 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더 큰 책임이 있다"며 B씨의 책임을 3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