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봉산 시신 실종 여고생 확인… 용의자 차량 속 낫에서 DNA
매봉산 시신 실종 여고생 확인… 용의자 차량 속 낫에서 DNA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6.2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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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전남 강진 실종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4일 전남 강진 실종 여학생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강진군 도암면 한 야산. 경찰이 현장을 통제하고 접근을 차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남 강진 매봉산에서 발견된 시신이 지난 16일 실종됐던 여고생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에 용의자 차량에서 여고생의 유전자(DNA)가 검출되면서 미궁에 빠질 뻔 했던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수습 과정에서 채취한 유전자(DNA) 감정을 의뢰한 결과 해당 시신이 실종된 A(16·고1)양으로 확인됐다고 26일 밝혔다.

A양의 시신은 지난 24일 오후 2시 57분께 전남 강진군 지석리 매봉산 정상 뒤편 7∼8부 능선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시신은 옷이 벗겨지고 육안으로 신원을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부패한 채였다. 주변에는 립글로스 한 점이 함께 발견됐으나 이외에 다른 소지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또 경찰은 A양 아빠 친구이자 용의자인 김모(51)씨 승용차에서 발견된 유류품 감정 결과, 트렁크에 있던 낫에서 A양 유전자를 검출했다.

A양의 유전자는 김씨 승용차 트렁크에 있던 낫의 날과 손잡이 사이 자루에서 검출됐다. 다만, 낫에서 혈흔이나 김씨 유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A양의 시신이 뚜렷한 외상이 없었던 만큼, 김씨가 낫으로 A양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았으나 위협 과정 등에 사용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앞서 국립과학 수사연구원은 A양의 시신을 1차 부검한 결과 신체 골절 등 뚜렷한 외상이나 인위적인 훼손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소견을 내놓은 바 있다.

A양은 지난 16일 아르바이트를 소개받기 위해 김씨를 만난다고 친구에게 연락을 남기고 집을 나선 뒤 실종됐다.

유력한 용의자로 떠올랐던 김씨는 A양 실종 다음 날인 17일 자신의 집 인근의 한 공사현장에서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경찰은 A양의 휴대전화 전원이 도암면 매봉산 일대에서 꺼진 점을 염두해두고 김씨의 동선을 쫓아가는 방식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경찰은 김씨가 A양을 가파른 산 정상 너머까지 올라가도록 강요했거나 공범이 있었을 가능성 등도 염두하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경찰은 숨진 김씨를 부검한 결과 그가 사망 직전 저항하거나 다른 사람과 접촉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사건 당일 행적을 더 추적하고, A양의 정확한 사망원인과 사망 경위를 규명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