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날개 달았다
신세계면세점, 인천공항 날개 달았다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6.2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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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1·5구역 사업권 모두 따내
국내 면세점시장 '빅3' 체재로

인천국제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구역을 신세계 면세점이 차지하면서 롯데와 신라로 나뉘었던 국내 면세점 시장이 '빅3' 시대를 맞게 됐다.

25일 면세점 업계에 따르면 22일 관세청 최종 심사에서 인천공항 T1 면세점 DF1구역(동편·탑승동)과 DF5구역(중앙) 사업권 모두 신세계의 품에 안겼다.

이번 입찰은 앞서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던 구역의 사업자 재선정이다. 롯데면세점은 임대료 부담을 이유로 지난 2월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철수했다. 

향수·화장품 및 전 품목을 판매할 수 있는 DF1 구역과 패션·피혁 판매 구역인 DF5의 지난해 매출은 국내 면세업계 총매출 14조원의 6~7%가량인 1조원 상당으로 추정된다.

신세계면세점이 2개 구역의 사업권을 모두 가져가면서 시장점유율은 6%포인트 올라 약 2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신라면세점(점유율 약 30%)은 사업권을 따내는 데 실패하면서 업계 3위인 신세계가 업계 2위인 신라를  바짝 추격하는 구도가 됐다. 

신세계와 신라의 승부를 가른 것은 임대료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신세계는 DF1의 연간 임대료로 2762억원과 DF5의 임대료로 608억원을 제시했다. 신라는 각각 2202억 원, 496억 원을 써냈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 면세점이 신라보다 20% 이상 높은 임대료를 제시한 것이 이번 심사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자 경영능력' 항목에서 신세계는 500점 만점 기준 DF1에서 473.55점, DF5에서 433.82점을 받았다. 신라는 각각 397.10점, 373.13점에 그쳤다. 운영자 경영능력에서 입찰가격의 비중은 80%다.

신세계면세점이뚜렷한 성과를 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신세계 면세점은 다음달부터 1년 동안 두 구역에서 총 3370억 원의 임대료를 내야 하는데 이는 예상 매출의 절반에 가깝다. 

이뿐만 아니다. 1년 이후에는 여객 증감률 50%를 반영해 임대료를 책정해 임대료 부담은 점점 커질 수밖에 없다. 사업권을 반납했던 롯데 역시 불어나는 임대료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2000억 원의 적자를 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2여객터미널이 생기면서 면세점 매출도 분산된 상황"이라며 "제1여객터미널 면세점의 흑자를 내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