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에 증강현실 스토리 안내판 설치
서울 중구, 명동에 증강현실 스토리 안내판 설치
  • 이준철 기자
  • 승인 2018.06.2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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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색 원형에 당시 모습·해설 담아 스마트폰 이용 증강현실 구현
명동 스토리 안내판. (사진=서울 중구)
명동 스토리 안내판. (사진=서울 중구)

서울 중구는 1970년대까지 우리나라 예술과 유행을 이끌었던 명동 근·현대 문화명소에 증강현실(AR) 기능을 탑재한 스토리 안내판을 설치한다고 25일 밝혔다0.

명동은 일제 강점기 국내 최고 상업가로 성장하기 시작해 해방 이후에는 소비의 아이콘이자 문화·예술 중심지로 본격 자리매김했다. 70년대 국립극장, 방송사, 금융사 등이 강남이나 여의도로 이전할 때까지 예술인들과 유행을 좇는 젊은이들로 가득한, 지금과는 다른 모습의 전성기를 누렸다.

구는 당시 낭만으로 대표됐던 명동의 다양한 스토리를 알리기 위해 70년대 후반까지 예술, 패션, 문학, 음악 등의 본거지로 통했던 40곳을 발굴했다. 다방 20곳, 극장 7곳, 주점 4곳, 통기타 살롱 3곳, 패션·미용 관련 4곳, 서점 1곳, 공원 1곳이다. 지금은 다른 매장이나 건물이 들어서 흔적을 찾기 힘들다.

중구는 구 예산 9000만원을 들여 이 중 20곳에 스토리 안내판을 부착하고 장소가 간직한 이야기와 의미를 알릴 예정이다. 이에 따라 내달 7곳부터 우선 설치하기로 했다.

대상지는 △명동 예술인들의 사랑방 '은성주점' △앙드레 김의 스승이자 1세대 패션 디자이너인 최경자의 '국제양장사' △예술인들의 집합소 및 작업실 역할을 한 '동방살롱' △명동 입구를 지킨 문지기 서점 '문예서림' △통기타와 청년문화의 시발점 '오비스캐빈' △명동 젊은이들의 광장 '명동아동공원' △대한민국 최초 국립극장 '명동예술극장' 이다.

스토리 안내판 콘셉트는 '달빛 아래 낭만명동 이야기'다. 오렌지색 원형에 명소의 당시 모습과 간략한 해설을 넣었고 명소이미지를 스마트폰으로 비추면 장소에 대한 증강현실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한 사진 촬영 시 플레시를 터뜨리면 색 반전이 일어나도록 해 소소한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1곳에는 상징조형물도 세운다. 높이 2m, 폭 20cm 크기에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재질로 최상부에는 태양광 집광판이 있는 공 모양의 LED가 은은하게 빛난다. 직사각형의 몸체에는 AR마커와 더불어 누구나 낭만명동 스토리와 감성을 쉽게 체험하도록 오토마타(수동 작동모형)를 부착한다.

이번 사업은 구에서 추진 중인 '명동 근·현대문화 콘텐츠 확산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쇼핑 명소로만 각인돼 가는 명동의 숨은 매력을 알리고 볼거리를 확충하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착수했다.

그동안 과거 명동의 문화명소를 고증하고 이를 재현하는 증강현실 콘텐츠를 만들었다. 명동의 낭만을 상징하는 BI도 따로 제작했다. 또한 해설사와 16개 지점을 도는 '명동 역사문화투어'를 개발해 올해 3월부터 운영 중이다. 명동의 풍부한 스토리와 함께 그 시절에 대한 향수를 풍기며 세대불문 호평을 얻고 있다.

국제양장사 최경자 디자이너의 아들인 신현장 전(前) 국제패션연구진흥원 이사장은 “이러한 시도가 반갑다. 지금은 사라진 명동만의 문화예술을 다시 꽃피우는 씨앗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구 관계자는 “설치물들은 간결함과 가시성을 두루 고려한 디자인으로 제작했다. 점포주와 구체적인 설치 위치 등을 조율하면서 진행할 것”이라며 “나머지 장소에도 하반기에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