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값 400만원 넘어섰다"… 멈출 줄 모르는 한우 값
"송아지 값 400만원 넘어섰다"… 멈출 줄 모르는 한우 값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06.2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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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송아지 평균가격 404만7000원… 한우시장 붕괴 우려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국내 수송아지 값이 400만원대를 넘어서면서 한우시장이 붕괴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축산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21일 축산업계 등에 따르면 농협 축산정보센터에서 조사한 지난달 전국 가축시장의 수송아지(생후 6∼7개월) 평균가격은 404만7000원으로 한 달 전 385만1000원 대비 5.1%나 상승했다.

특히 지난 20일 충북 옥천가축시장에서는 몸값이 469만원이나 되는 수송아지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이곳에서 거래된 48마리의 수송아지 가운데 17마리(35.4%)가 400만원을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측은 송아지 공급기지 역할을 하던 소규모 농가의 몰락이 수급 불균형과 가격상승의 주 원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국내 한우산업은 그간 소규모 축산농가에서 생산한 송아지를 규모 큰 비육농가에서 구입해 키우는 방식으로 운영 돼왔다.

그러나 2011∼2013년 소값이 폭락하면서 정부는 암소 1마리당 30만∼50만원의 장려금을 주고 10만마리를 도태시켰다.

당시 20마리 이하 번식용 소를 키우던 소규모 농가들이 무더기로 몰락했고, 일부 살아남은 곳도 고령화 등으로 문을 닫고 있다.

내년 9월까지 기간이 연장됐지만, 축사마다 환경오염 방지시설을 갖추도록 한 무허가 축사 적법화 사업도 경쟁력 없는 소규모 농가 퇴출을 부추기는 원인을 제공했다.

조사 한 바에 따르면 송아지를 들여다가 2년을 키우는 데 드는 사료값은 대략 300만원 정도다.

이를 감안하면 지금 소 값은 높은 편이 아니지만, 시장의 가격 저항은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한우협회측 관계자는 “치솟는 송아지 값이 안정화 단계에 있던 한우시장 붕괴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 뿐만 아니라 송아지 값이 오르게 되면 값싼 수입 쇠고기에 시장 일부를 내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올해 1~3월 소고기 수입량은 11만3000t으로 전년 같은기간(10만7000t) 대비 5.2%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수입량 34만4000t의 32.8%에 달하는 물량이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국내 한우산업이 어느 정도 시장 조정 능력을 갖춰 예전 같은 가격 급등이나 폭락 가능성은 적다”면서 “다만 한우가 오를수록 가격 경쟁력을 갖춘 미국·호주산 쇠고기 수입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