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표팀의 패배, 그럼에도 공은 둥글다
[기자수첩] 대표팀의 패배, 그럼에도 공은 둥글다
  • 박선하 기자
  • 승인 2018.06.21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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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가 스웨덴과의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패했다.

대표팀은 막판까지 끈질기게 잘 버텼으나 후반 17분 아쉬운 페널티킥 골을 허용하면서 0-1로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번 대회부터 도입돼 변수 중 하나로 꼽혔던 비디오 판독(VAR) 기술이 우리나라 첫 경기의 발목을 잡게 된 점이 아쉬웠다.

특히 이번 경기는 우리가 16강 진출을 위해서 사실상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실망은 더 큰 모양새다.

선수들과 감독도 아쉬운 건 매한가지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경기 패배 후 인터뷰에서 “오늘 이겼어야 다음 경기에 대비해 팀을 희망적으로 끌고 갈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고 했다. 좌절하기에는 너무 이르다. 당초 이번 월드컵은 북미정상회담이나 지방선거 등 정치적 이슈에 묻혀 상대적인 무관심 속에 개막했다.

하지만 포르투갈이 ‘무적함대’ 스페인과 명승부를 펼치며 무승부를 기록했고, 아르헨티나가 아이슬란드와 무승부를 이끄는 듯 이변이 계속되자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죽음의 조’라 불리는 우리나라가 속한 F조에서도 지난 대회 우승국인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히는 이변이 일어났다.

우리 대표팀에게도 전력을 보여줄 ‘반란’의 기회가 오지 말란 법은 없다. 아직 조별 예선 두 경기가 더 남아있는 만큼 지레 포기할 필요 없다는 소리다.

물론 상대는 우리나라에 버겁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 대표팀은 9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진 팀이다.

강한 압박과 기동력, 투지를 특징으로 악착같이 따라붙고 미친 듯이 뛰는 ‘근성’을 발휘해 지난 2002년에는 ‘4강 신화’를 일궈낸 국가기도 하다.

쉽지 않은 도전일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대표팀이 패배의 아픔을 딛고 남은 경기들에서 투지를 보여주길 바란다. 피땀 흘려 노력했을 시간들에 맞는 향상된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꼭 승리가 아니어도 괜찮다. 최선을 다한 패배는 승리보다 값질 것이다. 대표팀은 승패 여부를 떠나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전부 보여주면 된다.

국민들은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선수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 주길 바란다. 기자도 그들의 노력이 빛날 수 있도록 남은 경기에도 ‘대한민국’을 외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