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호황? "반도체 시장 버블 가능성 있다"
역대 최대 호황? "반도체 시장 버블 가능성 있다"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6.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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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꾸준히 상승했지만 수량·생산량은 제자리…2~3% 공급부족 해소시 급락
중국이 주범? 향후 2년 공급과잉은 한국기업이 심화시켜
(사진=김성화 기자)
(사진=김성화 기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반도체 시장 호황이 예상되고 있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반도체 버블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 서울시 영등포구 전경련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에서 이주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2년간 반도체 시장은 역대 최대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가격 효과를 제거할 경우 수출과 생산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반도체 수출증가율은 전년 대비 57.4%며 올해 4월 기준 43.6%다.

하지만 수량 기준으로 본다면 2017년 기준 D램은 –1.4%, 플래시메모리는 9.0% 성장에 그쳐 실제 수량증가율은 미미하다. 또 생산량을 기준으로 봐도 2017년 6월에서 12월 사이, 7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메모리 가격 변동 추세를 봐도 버블을 의심할만하다. 2016년에서 2017년 사이 메모리 가격은 최대 165% 상승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공급부족률은 2%에서 3%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이 연구위원은 “가격 변동폭이 큰 이유는 현재 메모리 시장이 3~4개 기업의 독과점이 심화됐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이 설비투자를 늘려도 공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가운데 기술 발전 속도도 한계치에 다다르며 공급부족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진='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 자료집)
(사진='혁신성장을 위한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세미나 자료집)

특히 이 연구위원의 자료를 보면 2015년 하반기를 시작으로 가동률이나 생산량은 등락을 보이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생산능력은 꾸준히 오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우려되는 공급과잉이 현실화될 경우 가격폭락이 동반될 것이 확실하다. 실제로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DDR3 4Gb 가격은 공급과잉이 지적되던 2014년에서 2016년 사이 65.4%, DDR3 2Gb는 61.1%, 낸드 64Gb는 53.4%가 하락했다.

공급과잉의 원인으로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 증가를 꼽는 분석이 많다. 올해 하반기 완공되는 중국 기업들의 메모리 생산량은 월 26만장으로 삼성전자의 20% 수준이다. 2~3%의 공급부족을 채우기 충분한 물량이다.

이 연구위원은 “반도체 시장 특성 상 5~10%의 공급과잉만으로도 메모리 가격은 급락 가능하다”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에 모든 책임을 지울 수 없다. 지난해 하반기 반도체 설비투자 금액을 보면 우리나라 기업은 96억3000만달러, 10조665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5.0%가 증가했다 반면 중국은 우리나라의 38% 수준인 37억1000만달러(한화 4조1088억원)이며 증가율은 43.2%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부족에서 공급과잉 전환의 시작은 중국이지만 반도체 공장설립이 1.5년에서 2년 걸리는 점을 생각하면 향후 2년 동안 심화시키는 건 국내 기업일 것”이라며 “중국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끼치는 시점은 2020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