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고졸채용 ‘가뭄에 콩 나기’…지난해 247곳 ‘0명’
공공기관 고졸채용 ‘가뭄에 콩 나기’…지난해 247곳 ‘0명’
  • 이혜현 기자
  • 승인 2018.06.2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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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공공기관의 채용인원이 매년 늘고 있는 반면 고졸 채용은 갈수록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정규직 채용인원 중 고졸 비중은 8% 수준에 그쳤다. 이는 공공기관 10곳 중 7곳이 고졸 정규직 채용을 하지 않은 셈이다. 

20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 및 그 부설기관 361곳의 지난해 정규직 채용인원은 2만2560명으로, 이 가운데 고졸은 1858명(8.2%)에 그쳤다. 지난해 고졸 채용인원은 5년 전인 2013년(2018명)보다는 7.9%(160명)나 감소했다.

반면 정규직 채용인원은 2013년 1만7277명에서 지난해 2만2560명으로 30.6%(5283명) 늘었다. 정규직 채용인원 중 고졸 비중은 2013년 11.7%에서 2014년 10.2%, 2015년 9.2%, 2016년 9.3%에 이어 지난해는 8.2%로 낮아졌다.

지난해 고졸 채용인원 비중이 평균을 웃돈 기관은 56곳이었다. 기관별로 보면 한국철도공사가 고졸 채용 인원이 293명으로 가장 많았다. 정규직 채용인원의 27.6% 수준이다.

한국전력공사 229명(14.6%), 국민건강보험공단 113명(10.5%), 한국토지주택공사 75명(14.1%), 한전KPS 72명(25.4%), 한국수자원공사 57명(17.4%), 한국도로공사 55명(29.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공공기관 전체의 68.4%인 247개 기관에서 정규직 채용자 중 고졸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은행은 정규직 신입 521명 중 고졸 출신이 한 명도 없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33명 중 고졸 정규직이 없었다. 한국수출입은행의 경우 2013년에는 정규직 79명 중 6명을 고졸로 뽑았다.

한국산업은행은 지난해 정규직 70명 중 5명을 고졸로 뽑아 명맥을 유지했지만 2013년 고졸 채용인원이 55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기술보증기금도 정규직 76명 중 고졸 채용인원은 한 명도 없었다. 2013년 이후 처음으로 고졸을 뽑지 않았다. 신용보증기금은 121명 중 4명이 고졸 출신이었으나 이 역시 지난 5년 중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예금보험공사는 42명 중 2명, 한국주택금융공사는 77명 중 4명, 한국자산관리공사는 93명 중 8명이다. 이들 기관 역시 지난해 고졸 채용 인원이 최근 5년 중 가장 적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59명 중 고졸이 3명이었다. 

심지어 한전KPS는 고졸 전형을 별도로 만들어 채용공고에 학력 지원 자격에 ‘제한 없음’으로 제시해 놓고 대졸자를 뽑은 사실이 감사원의 공공기관 2014∼2016년 채용실태 점검에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