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부메랑? 美 세탁기 가격 급등
보호무역주의 부메랑? 美 세탁기 가격 급등
  • 김성화 기자
  • 승인 2018.06.20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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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대비 17% 올라…조사 시작이례 최고 상승율
워싱턴 포스트 “세이프가드 기회비용, 소비자가 부담”
(사진=신아일보 DB)
(사진=신아일보 DB)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에 제기되던 우려가 세탁기 가격을 통해 나타나고 있다.

20일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품목 중 세탁장비(Laundry equipment) 지수는 지난 2월 85.03에서 지난달 99.46으로 3개월 동안 17% 상승했다. 17%라는 수치는 노동통계국이 지난 2006년부터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인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세탁장비 지수는 91.73이며 전년 대비 8.4% 상승해 1년 전과 비교해도 지난달 상승율은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를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지난 2월7일 발효된 세이프가드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산 가정용 세탁기는 첫해 120만대 이하 물량은 20%, 초과 물량은 50%의 관세를 부과 받는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세이프가드 발효 후 미국 시장 세탁기 가격을 8% 가량 인상하는 조치를 취했다. 여기에 미국 가전업체 월풀 마저 이틈에 세탁기 가격을 8%에서 20%까지 올려 가격 인상이 시장 전반으로 번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최근 보도를 통해 "올해 봄 세탁기 가격이 17% 치솟은 건 기록상으로 볼 때 최대 상승 폭이다"면서 "높아진 가격이 소비자들의 선택 범위를 넓혀줬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전역에서 연간 판매되는 1000만대 세탁기 가격 인상분을 합쳐보면 소비자들이 세이프가드로 창출됐거나 지켜졌을 일자리를 위해 매년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