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청소 원하는데…주거서비스 수요·공급 온도차
세탁·청소 원하는데…주거서비스 수요·공급 온도차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8.06.20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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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생활 지원 선호도 높지만 적용률은 저조
민간임대주택 입주의향자의 연령대별 선호 주거서비스 유형.(자료=주산연)
민간임대주택 입주의향자의 연령대별 선호 주거서비스 유형.(자료=주산연)

민간임대주택 주거서비스의 수요·공급간 온도차가 적잖은 것으로 조사됐다. 세탁이나 청소와 같은 가사생활 지원에 대한 높은 입주자 요구에 비해 실제 적용률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산업연구원(이하 주산연)은 정부 및 민간기업이 최근 몇 년 간 실시한 주거서비스 조사결과를 종합 분석한 결과 민간임대주택 입주의향자들은 전반적으로 가구생활지원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가구생활지원서비스는 공동체지원서비스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가사생활 지원 △건강·여가생활 지원 △생활편의 지원 △육아·교육 지원 서비스로 세분된다. 공동체지원서비스에는 공동 사무실 공간 또는 회의 공간 제공 등 업무·창업 지원이 해당된다.

세부유형별 선호도를 보면 세탁·청소·조식서비스 등 '가사생활 지원'이 8.5%로 가장 높았으며, 보육시설·아기돌봄 등 '육아·공부 지원'이 8.1%로 뒤를 이었다.

회의공간 제공이나 인쇄 서비스 등 '업무·창업 지원'은 4.7%로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이 같은 주거서비스 선호도는 연령대별로 차이를 보였는데, 30대 민간임대주택 입주의향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육아·교육 지원이 8.9%로 가장 높은 선호도를 보였으며, 가사생활 지원과 건강·여가생활 지원이 각각 8.5%와 6.6%로 뒤를 이었다.

반면 40대와 50대에서는 가사생활 지원에 대한 요구가 가장 높았다.

주산연은 이를 바탕으로 실제 민간임대주택단지 주거서비스가 얼마나 적절히 적용되고 있는지를 분석했다.

전국 19개 민간임대주택을 조사한 결과 육아·교육 지원서비스가 적용된 곳이 82.5%로 가장 많았고, 생활편의 지원서비스도 75%로 상대적으로 적용률이 높았다.

특히, 피트니스센터는 100% 적용되고 있었으며, 카쉐어링과 물품보관, 보육시설 등의 서비스를 대부분에 단지에서 제공하고 있었다.

이를 토대로 주산연은 세탁·식사제공서비스 등 가사생활 지원은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한 반면, 생활편의 지원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가사생활 지원에 대한 입주의향자 선호도는 가장 높았지만, 실제 적용률은 63.1%에 불과했다.

박홍철 주산연 책임연구원은 "수요 측면의 주거서비스 선호도는 높으나, 주거서비스 계획 적용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주거서비스 항목들은 결과적으로 수요자의 니즈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실질적인 수요조사와 도입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간임대주택 주거서비스 유형의 수요·공급간 비교.(자료=주산연)
민간임대주택 주거서비스 유형의 수요·공급간 비교.(자료=주산연)

주산연은 선호도에 비해 저조한 공급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급률이 높은 서비스에 대한 실효성 문제 역시 재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거의 모든 단지에 적용되고 있는 피트니스센터의 경우 유료이용자 확보의 한계로 입주 후 시설운용이 제대로 되지 않거나 공실로 방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책임연구원은 "소비자 니즈와 해당 지역·단지·입주대상별 특성에 부합하는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며 "가짓수 채우기식의 획일적 주거서비스에서 탈피해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공급하되, 차별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