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브랜드 톡톡] 햇반, 국가대표 상품밥으로 '우뚝'
[장수브랜드 톡톡] 햇반, 국가대표 상품밥으로 '우뚝'
  • 김견희 기자
  • 승인 2018.06.20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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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첫 출시...올해로 20주년
무균포장기술·당일도정 등으로 품질력 살려
2009년 판매하던 햇반 이미지컷. (사진=CJ제일제당 제공)
2009년 판매하던 햇반 이미지컷. (사진=CJ제일제당 제공)

펜션이나 야외에서 취식을 할 때면 꼭 챙기게 되는 즉석식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햇반. 쌀을 씻어 밥솥에 앉히면 완성되기까지 4~50분 걸리는 전기밥솥과 달리 전자레인지에 3분이면 뚝딱 완성되는 편리함을 지녔다.

특히 1~2인 가구가 늘어난 요즘은 오히려 없어선 안될 '필수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실제로 집에서 밥을 자주 먹지 않는 1인 가구에선 전기밥솥 대신 즉석밥을 쟁여놓고 먹는다고 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1996년 첫 출시돼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햇반은 2016년을 기준으로 누적 판매량은 17억개, 누적 매출은 1조1400억 원을 넘겼다.

1~2인 가구의 급증과 함께 햇반을 일상식으로 소비하는 수요가 늘어나면서 최근 수년간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연간 누적 3억개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처럼 햇반이 상품밥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비결은 뭘까. 바로 '집밥' 같은 맛과 '포장기술'에 있다.

1989년 CJ제일제당은 정백미로 밥을 지은 후 상압 또는 감압 상태에서 급속 탈수해 수분율 5% 이하로 건조한 쌀인 알파미로 상품밥 시장 진출을 검토했다. 알파미는 뜨거운 물만 부으면 밥이 되기 때문에 주로 군용 전투 식량 등으로 비상시에 먹을 수 있게 개발된 쌀이다. 편의성 측면에서는 더할 나위 없는 장점을 갖고 있지만 '생존'을 위한 식량 성격이 강하다 보니 허기진 배를 채워 줄 뿐 맛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알파미로 실패를 경험한 CJ제일제당은 동결건조미를 활용해 재도전했다. 동결건조미는 밥을 지은 후 동결한 다음 얼음을 승화시켜 수분을 제거한 쌀로, 제품 복원력은 우수하지만 동결을 거치면서 조직구조가 나빠져 쉽게 부스러지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두 차례 도전 끝에 CJ제일제당은 일본 상품밥의 무균포장 방식에 눈을 돌렸다. 무균 포장이란 반도체 공정 수준의 클린룸에서 살균한 포장재를 이용해 밥을 포장하는 기술이다. 균이 전혀 없기 때문에 보존료 없이도 상온 보관이 가능한 방식으로, 집에서 지은 밥맛을 구현하지 못해 골머리를 앓던 CJ제일제당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사먹는 밥'이라는 신개념의 제품에 막대한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았다. 초기 설비투자비만 최소 100억 원 이상이 필요했고 설비를 이용한 제품 확장 가능성 또한 낮았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은 보존료를 전혀 첨가하지 않고 장기간 신선한 밥맛을 낼 수 있는 무균포장밥을 출시하기로 했다. 품질을 타협하면 지난 실패를 반복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엄마가 해주신 밥 보다 더 집밥 같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 '당일도정'도 고수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06년 3일 내 도정한 쌀로 국내 상품밥 시장의 수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데 이어 2010년에는 국내 최초로 당일 도정한 쌀로 ‘햇반’을 생산하고 있다.

[신아일보] 김견희 기자 peki@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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