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가 끝난지 일주일이 넘었지만 국회 공전은 계속되고 있다. 여야가 지난 1일 6월 임시국회를 열어놓고도 선거에 올인하면서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는데, 이후에도 국회 정상화를 위한 논의가 진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가 국회로 복귀했지만, 여당의 압승과 야당의 참패로 정계 개편의 후폭풍이 예상돼 남은 일정도 순탄치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 역시도 성과 없이 빈손으로 끝날 공산이 크다는 뜻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오는 9월 열리는 정기국회까지 파행이 계속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식물국회라는 오명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대 후반기 국회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국회의장단 선출을 비롯한 원 구성이 시급한 상황이지만 지방선거 참패 후폭풍에 휩싸인 야당은 전열 갖추기에도 버거운 모습이다.
상황이러니 빨라도 다음달 초에나 국회 원구성 협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당은 패닉에 빠진 야당의 상황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국회 조속한 정상화를 위해서는 당 수습과 원구성 협상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풍비박산(風飛雹散)난 집안 추스르기에 급급한 상황으로, 중앙당 해체와 기능 축소 등까지 거론되고 있어 당 정상화 시기를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방선거에서 초라한 성적을 거둔 바른미래당 역시도 마찬가지로 지도부 총사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등의 혼란 속에 신임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있다.
자중지란의 야당으로선 원 구성 협상까지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는 얘기다.
현재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회가 구성 돼 있지 않아 공식적으로는 모든 활동이 멈춘 것이다. 국회의 권한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국민에게 위임 받은 권한을 스스로가 중단한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국민를 대변하는 국회가 하루빨리 본연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 압승에 자만해선 안 된다.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 등 때문으로 얻어진 승리로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질로 받아들여야 한다. 또한 집권 1년간 여당으로서 제 역할과 책임을 다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
지방선거에서 냉엄한 심판을 받은 야당도 국민 준엄한 질책과 경고를 잊어서는 안 된다.
안 그러면 국민에게 점점 외면 받게 될 것이다. 반성과 자성 없는 수구 기득권의 낡은 패러다임에 머문 보수로는 더 이상 명맥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국민의 성난 민심과 분노, 채찍질을 겸허히 수용하고 인적 쇄신은 물론 혁신으로 환골탈퇴해야 한다.
특히 정계 개편을 핑계로 직무유기를 계속한다면 국민의 지탄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여야가 대화와 협의에 적극 나서야 할 때이다.
남북 화해 무드가 무르 익어가고 있는 긴박한 상황이고, 장기적인 경기 침체에 시달리면서 서민들은 대출이자·일자리·물가 등 3중고를 겪고 있다.
이제부터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안보 구축 지원과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