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타GO] 정숙함에 숨은 질주본능…혼다 어코드
[시승기 타GO] 정숙함에 숨은 질주본능…혼다 어코드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6.18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60개국서 2000만대 판매 '베스트셀링카'…10세대 세단 상륙
안정적인 주행·부드러운 코너링 '합격'…버튼식 기어도 참신
10세대 혼다 어코드 2.0 터보.(사진=이정욱 기자)
10세대 혼다 어코드 2.0 터보.(사진=이정욱 기자)

최근 월드 베스트셀링 세단 혼다 어코드의 10세대 모델이 국내에 상륙했다. 혼다 어코드 2.0 스포츠 모델을 경기도 양평 일대에서 직접 타봤다. 우선 세련된 전면부 디자인이 인상적이었다. 경기도 이천 테이크그린 카페에서 양평 현대 블룸비스타까지 이르는 편도 50km 구간을 주행해보고는 매력적인 성능에 빠져들었다.

시승 차량은 흰색 10세대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로, 최고출력 256ps, 최대토크 37.7kg·m의 2.0L 직분사 브이텍 터보 엔진이 장착됐다.

혼다 어코드 앞모습은 혼다의 시그니처 페이스인 ‘솔리드 윙’ 프런트 그릴 덕분에 마치 로마의 검투사가 하얀색 외투와 철투구를 쓰고 달릴 준비를 마친 상태 같아 보였다. 헤드램프에선 상대방의 기선을 제압하려는 듯한 무사의 날카로움이 묻어났다. 시인성을 높이기 위해 야심차게 디자인한 디귿(ㄷ)자 형태의 리어램프는 되레 국산차 같은 느낌을 받게 해 묘한 아이러니를 연출했다. 

10세대 혼다 어코드 2.0터보.(사진=혼다코리아)
10세대 혼다 어코드 2.0터보.(사진=혼다코리아)

10세대 어코드는 정숙했다. 시동을 걸고 기어변속을 한 뒤 브레이크에서 서서히 발을 떼는 순간 부드럽게 주행을 시작했다. 시동을 걸지 않은 듯 매끄러운 움직임이 돋보였다. 매끄럽고 정숙한 주행은 고속도로에서도 여전했다. 시속 100km 이상에서도 풍절음이 거의 차단돼 옆자리 보조석에 앉은 사람과 편안하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가속 페달과 브레이크를 거칠게 밟아도 편안한 승차감은 유지됐다. 쏠림 없는 부드러운 코너링도 만족스러웠다.

선택 주행모드에 따라 마치 다른 3가지 차를 타는 듯한 변신도 놀라웠다. 일반, 스포츠, 에코 모드에 따라 스티어링, 변속, 서스펜션 등이 자동 조정됐다. 주행 중 일반 모드에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자 차량의 넘치는 힘이 고스란히 전달됐다. 질주본능을 일깨운 야생마처럼 우렁찬 진동이 그대로 느껴졌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엑셀 감각도 한결 예민해졌다.

10세대 어코드는 고성능 고효율 파워트레인, 혼다만의 첨단 기술 등 신무기로 무장했다. 2.0 가솔린 터보 엔진에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는 흔들림 없는 고속주행을 가능하게 한다. 파워드라이빙은 특히 오르막에서 빛났다. 이런 파워드라이빙은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혼다 코리아)
(사진=혼다 코리아)

실내 인테리어에서 가장 이색적인 것은 기어봉이 사라졌다는 점. 그 자리를 버튼식 기어가 대신했다. ‘톡톡’ 두드리면 바뀌는 기어에서는 디자이너의 센스가 돋보였다. 기어봉이 사라지면서 운전석과 보조석이 넓어졌다는 점도 좋았다.

하지만 기어봉에 손을 얹어놓았던 운전자들은 손 둘 곳을 못 찾아 어색해하기도 했다. 패밀리 세단을 지향했음에도 2열에 통풍 시트가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은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았다.

운전을 보조하는 기술도 눈에 띈다. ‘혼다 센싱’ 시스템은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 정보를 운전자에게 제공했다. 전면 레이더와 카메라를 통해 외부 상황을 파악하고 있기에 가능한 시스템이다. 차선을 벗어나자 계기판에 경고 메시지가 뜨면서 핸들이 무거워지면서 자동으로 차선을 유지했다. 또 졸음 방지 모니터 기능을 도입, 핸들에 진동을 줌으로써 운전자에게 경보를 울렸다. 완벽한 자율주행은 아니지만 운전자의 안전을 세심하게 배려했다는 점은 후한 점수를 줄만했다.

한편 혼다 어코드는 국내 수입자동차 판매를 견인하고 있다. 지난 2004년 7세대 모델 출시를 시작으로 2018년 3월 현재까지 4만대 가량 판매됐다. 2008년 단일 모델로는 수입차 업계 최초로 한 달에 1000대 이상 판매되며 수입차의 대중화에도 기여했다.

(사진=혼다 어코드)
(사진=혼다 어코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