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각국에서 기상이변으로 인한 자연재해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도 지진, 화재, 태풍 등으로 인한 피해가 매년 수조원에 달하고 있어 재난에 대한 대비책을 철저히 수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발생하는 재해가 기상이변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이야기하고 있으며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이 됐다. 지난해 미국기상학회 회보(BAMS) 특별판에서는 극심한 홍수나 가뭄, 폭풍우, 폭염 등이 기후변화 때문임을 공인했다. 따라서, 재난 관련 전문가들과 정부에서는 기상이변에 대한 대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다.
과거 자연재난에 대한 대응책은 다소 단순한 감이 없지 않았다. 매년 여름이 되면 홍수와 태풍, 봄과 가을이면 가뭄으로 인해 발생하는 산불피해 등 자연재난이 잊을 만하면 언론보도로 등장하고 정부에서는 적절한 시기에 대응책을 강구하는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의 재난 발생은 그 상황이 매우 다르다. 아무도 예기치 못한 재난이 발생해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2011년에는 서울시 강남 중심가에서 물난리가 나는가 하면 매일 산책하는 우면산이 토사재해의 핵심으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게릴라성 호우, 집중호우, 물폭탄의 형태로 발생해 국민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통계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년간 1400mm의 강우량을 나타낸다. 그러나, 2002년 태풍루사의 경우는 하루에 900mm에 달하는 강우량을 보였다. 개략적으로 환산하면 연간 강우량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강우가 물폭탄 형태로 바뀌어 피해를 가중시킨 사례다.
한가지 더 사례를 들면, 2016년과 2017년 경주와 포항을 강타한 대형 지진은 아직도 조사가 진행되고 정부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한 상태다. 과거 10년 전만해도 대부분의 국민들은 한반도가 지진 안전지대며, 2~3 정도 규모의 약한 지진이 발생한다고 믿었다. 그러나, 지진은 경주와 포항에 규모 5를 초과하는 대형지진의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이런 이유가 전 지구적으로 기상이변과 연결돼 나타나는 현상의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경주 지진 전에 일본의 쿠마모토 지진과 화산이 발생해 주민들이 대피하는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때만 해도 우리와는 그저 먼나라 이야기로만 느꼈다.
이제는 재난 대응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인 것 같다. 과거 재난에 대한 대응책은 피해가 발생하면 피난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수준에서 수동적으로 이뤄졌다. 조금더 나아가서는 태풍에 대한 특별기상예보를 사전에 접수하고 주민을 대피하거나 피해지역에 대한 대응책을 수립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첨단 시대와 다가올 미래 재난 대응에 대한 방향을 몇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재난 발생에 대한 정보 수집과 분석능력의 체계화다. 지난 달 하와이에서 화산이 발생해 많은 관광객들이 대피하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이런 전(全) 지구적으로 발생하는 자연현상과 연계해 재난을 예상하는 연구가 수행돼야 할 것이다. 하와이 화산현상으로 바닷물의 수온이 상승하게 되고 이는 여름철 태풍발생 및 기상이변으로 연결될 것이다. 국내와 거리상으로 떨어져 있지만 자연현상에 대한 정보수집과 예측기법에 대한 기술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는 국내의 연구진 뿐만 아니라 환태평양 국가를 주축으로 새로운 연구시스템과 정보공유 단체가 만들어지고 공동수행해야 할 것이다.
둘째로 국내의 첨단 IT 기술을 활용한 재난 정보 제공 기술이다. 세계 국가 중 스마트폰 보급률 1위는 홍콩으로 국민의 85%가 스마폰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스마트폰 보급률 2위로 70% 넘게 스마트폰을 이용 중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와이파이(wifi)가 잘 되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은 장점을 최대한 살려 재난이 발생했을 때 대피방안이나 정보 제공에 대한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에 무료로 공개되는 앱(App)을 보면 기상정보에 대한 부분이 많이 제공되고 있다. 재난 대응에 대한 정보 제공과 예상치 못한 재난이 발생할 때 피난경로 유도 등 첨단기술과 연계된 다양한 정보 제공 기술이 제공된다면 재난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국민들의 재난의식에 대한 변화와 교육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재난이 발생하면 국가의 무능과 미비한 대응이 뭇매를 맞곤 한다. 이에 앞서 국민들도 각 가정에 재난 대비 구급품 등 비상품목을 비치하고, 적극적인 대응태세를 갖추고 있어야한다고 생각된다. 또한 형식적인 재난교육이 아니라 실제 상황과 동일하게 적극적인 대피훈련 및 대응책을 사전숙지하고 있어야 할 것이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복합재난대응연구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