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6·13'… 정치권 후폭풍 거세
'포스트 6·13'… 정치권 후폭풍 거세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6.14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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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유승민 등 지도부 줄사퇴… 보수진영 중심으로 위기감 고개
'與 승리 아닌 野 참패' 지적… 130석으로 불렸지만 과반엔 못 미쳐
文대통령 "잘했다고 보내준 성원 아닌 것 안다"… '자축 자제' 분위기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 여의도 당사를 떠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4일 사퇴 의사를 밝히고 서울 여의도 당사를 떠나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있다.

 

중앙권력에 이어 지방권력까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손에 쥐면서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만에 완전한 정권교체가 완성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야권발 정계개편 가능성이 거론되는 등 정치권은 후폭풍에 휩쓸릴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6·13 지방선거에서 1998년 이후 첫 승리를 올리는 것은 물론, 2006년 새누리당의 전신 한나라당의 대승(광역 12곳·기초 155곳)을 뒤집는 기록적 완승을 거뒀다.

이에 따라 문재인정부 역점 국정과제 및 양극화 해소·민생경제 개혁과제에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선거 결과에 따른 입장문을 통해 "국민께서 정부에 큰 힘을 주셨다. 지방선거로는 23년 만에 최고 투표율이라니 보내주신 지지가 한층 무겁게 와 닿는다.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 결과에 결코 자만하거나 안일해지지 않도록 각별히 경계하겠다"며 "다시 한 번 마음을 새롭게 가다듬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켜야 할 약속들과 풀어가야 할 과제들이 머릿속에 가득하다"며 "쉽지만은 않은 일들이지만 국정의 중심에 늘 국민을 놓고 생각하고, 국민만 바라보며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축을 자제하고 겸손하게 승리를 받아들이자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방선거와 함께 12곳에서 치러진 재보선에서 후보를 낸 11곳을 모조리 싹쓸이하면서 의석수를 130석으로 불려 원내 1당 자리를 굳혔지만 여전히 재적 과반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민심은 당이 아닌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준 것이라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다.

선거 결과가 민주당의 승리가 아닌 야권의 참패로 봐야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6.13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승리한 당선인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앞서 6.13 지방선거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승리한 당선인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문 대통령도 "국정 전반을 다 잘했다고 평가하고 보내준 성원이 아님을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울러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야권 진영은 거센 책임론 후폭풍에 휘말리며 이날 홍준표 한국당 대표,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등이 줄사퇴했다.

야권의 전례없는 참패로 끝난 선거가 결국은 야권발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촛불 민심이 이번에도 야권 전반에 등을 돌리자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근본적 위기감이 고개를 드는 것이다.

야당발 정계개편이 본격 시작된다면 정국은 당분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에 빠져들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같은 지각변동 움직임에 안정적인 개혁 동력 확보를 위한 연정 방안까지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본격적인 입법 과제를 처리하기 위해선 최소 과반 확보가 절대적 과제인 만큼, 우호적 세력과 안정적으로 손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여권 내에서도 다양한 견해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