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와 대화 잘될 것, 발언 신중 기하라”
“오바마와 대화 잘될 것, 발언 신중 기하라”
  • 오승언기자
  • 승인 2008.11.1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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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오바마-김정일 회담 반대 안해”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관련, “오바마 당선인은 굉장히 합리적인 사람으로 우리 정부하고도 충분히 대화가 잘 될 것이다, 발언에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오바마 당선인측과 우리 정부가 접촉해 정책 현안에 대해 공식적인 의견을 주고받았다는 일부 보도가 있는데, 오바마 당선인 측에서 오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김은혜 부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관련 공직자들은 발언에 신중을 기하고, 오해가 있거나 와전된 것이라면 즉시 해명하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최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둘러싼 여야간 논란과 관련, “일각에서 한미FTA를 우리가 먼저 비준하는 것이 마치 미국측을 압박하기 위한 것처럼 말하는데, 미국과 FTA를 체결한 세계 모든 나라가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키고, 그 후에 미국이 비준하고 있다”며 “이같은 주장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수도권 규제완화 논란과 관련, “지방도 차별화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고, 지금도 지방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는데 일부 시도지사들이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정부 방침을 오해하지 않도록 잘 설명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세계적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세계경제가 좋을 때와 똑같이 수도권을 붙들고 있을 수는 없다”며 “수도권 규제의 합리적 조정은 실물경기 침체를 막고, 국가경쟁력을 높여 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수처방이니 정치논리로 접근하지 말고 경제적인 관점에서,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일일 생활권인 한국과 같은 작은 나라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이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은 미래로 나아가는데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정기국회 법안처리와 관련, “국회에서는 부처의 협조가 미흡해서 늦어지고 있다고 말하는데, 부처 장관과 총리실에서 직접 챙기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금융기관들의 중소기업 대출과 관련, “지원을 해도 무너질 부실기업과 조금만 도와주면 살아날 수 있는 기업을 잘 구분해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해달라, 특히 중소기업 지원은 제 때에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전광우 금융위원장에게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영세 자영업을 하는 서민들은 은행에서 단돈 200~300만원 대출받기가 정말 힘들다”며 “서민들이 쉽게 지원 받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강구해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차기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갖는데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9일 청와대에서 마이니치 신문과 조선일보, 더 타임스 등 한-일-영 3개 신문과 회견을 갖고 오바마 차기 대통령과 김 국방위원장의 직접 대화에 이같이 긍정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 대통령은 미-북한 간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북핵 6자회담의 목표 달성에도 도움이 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오바마 행정부 출범으로 미-북한 관계가 진전되면)한국이 고립될 것이란 견해가 한국 내에 있는데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김 국방위원장과 회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은 “과거의 정권이 임기 중에 한 번 씩 만났는데 나는 필요하면 여러 차례라도 만날 용의가 있다”며 남북정상회담 실현에 의욕을 보였다.

또한 이 대통령은 금융 위기와 관련, “달러의 세계적인 지위가 저하했다.

한-중-일 3국이 단일통화에 합의하면 아시아(전역)으로 확대하는 게 어렵지는 않을 것이다.

일본의 역할이 크다”고 지적, 유럽의 유로를 모델로 하는 아시아 단일통화 구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일 과거사 문제에선 미래 지향의 입장을 강조하면서 “내가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은 왜곡된 역사를 인정하자는 게 아니다.

일본은 역사를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믿고 맡겨 미래로 향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아키히토 일왕 부처의 방한을 “한국 국민도 맞이할 자세가 돼 있다”고 환영하고 과거 서독의 총리가 폴란드를 방문해 폴란드 국민을 감동시킨 예를 들며 “한국을 방문해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양국 발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