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하지만 성장 잠재력 큰 北 통신시장 열린다 
열악하지만 성장 잠재력 큰 北 통신시장 열린다 
  • 이창수 기자
  • 승인 2018.06.13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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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U "北 대부분 2G·3G…최근 스마트폰 이용자 급증"
무선은 로밍 방식 연결…요금 정산 사후 협의는 필요
단기간 통신망 구축 한계…단계적으로 협력 확대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두 정상이 세기의 악수를 나눴다. 이에 남·북·미 관계도 해빙기를 맞이하며 경제협력 논의가 급물살 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열악하지만 성장 잠재력이 큰 북한의 통신시장이 대표적이다. 다만 단기간에 통신망 구축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북한의 개혁개방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남북 유선 통신망이 재개되고 이어 무선 통신망도 연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8일 청와대, 통일부, KT, 현대아산 인사 등으로 구성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추진단이 개성공단을 방문해 현지 점검을 했다.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유선망(전화, 팩스) 설비들은 쓸 수 없게 됐지만 보수하면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4.27 남북정상회담 이후 5월 초 임원급으로 구성된 남북협력사업개발TF를 구성했다. 대북사업의 재개와 동시에 통신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위성 전문자회사인 KT SAT을 통해 위성을 이용한 통신방송망 구축도 검토 중이다. KT SAT이 지난해 발사한 통신방송위성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는 북한은 물론 동남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커버할 수 있어 무리 없이 사업을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북한의 스마트폰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도 기회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북한의 휴대전화 가입자는 지난 2015년 말 기준 324만명으로 인구 100명당 12.88명 수준이다. 이는 대부분 2G·3G 폰이지만 최근 2~3년간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무선통신망 연결도 기대해 볼만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무선망 연결은 로밍기술을 통해 가능하다. 현재 북한에서는 3G 네트워크로 이통서비스를 제공 중이기 때문에 해외국가를 방문할 때처럼 로밍을 통해 소통할 수 있어 기술적 제약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이 역시 북측 통신망을 연결하고 추후 요금을 정산하는 작업을 거쳐야 하므로 북한과 협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남북통신 연결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통신 인프라 투자는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며 "북한에 대한 국제제재 때문에 통신망이나 장비를 즉각 제공하는 것은 어려우며 북한 역시 보안과 체제 안전을 이유로 급하게 통신망 연결을 허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 위원은 또 "관련 법과 제도를 마련해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원격교육 등 민감하지 않은 분야의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이다"며 "추후 북한의 개혁개방 진행 과정을 보며 통신 인프라 협력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 진출한 통신사는 이집트의 오라스콤(고려링크)이다. 인터넷은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 대부분 외부와 차단된 자체 내부망인 '광명'을 이용한다. 유선전화 회선 수는 한국의 3% 수준인 118만 회선으로 파악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