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궐련형 전자담배'서 발암물질 검출… 타르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서 발암물질 검출… 타르 일반담배보다↑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8.06.07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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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름알데히드·벤젠 등 검출…타르 최대 9.3㎎ 검출
식약처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 없어"
궐련형 전자담배 (사진=연합뉴스)
궐련형 전자담배 (사진=연합뉴스)

'몸에 덜 해롭다'고 알려진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암물질인 타르가 일반담배보다 더 많이 검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판매중인 궐련형 전자담배 배출물에 포함된 니코틴·타르 등 11개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벤젠 등 인체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궐련형 전자담배란 담뱃잎에 직접 불을 붙여 태우는 일반 궐련 담배와 달리, 전용 담배(담뱃잎을 원료로 만든 연초 고형물)를 충전식 전자장치에 꽂아 250∼350도의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담배다.

이번에 분석한 유해성분은 니코틴과 타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각국 정부에 저감화를 권고하는 벤조 피렌, 벤젠 등 9개 물질 등 총 11개다.

식약처는 필립모리스(PM)의 '아이코스(앰버)', BAT코리아의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의 '릴(체인지)' 등 궐련형 전자담배 3개와 일반담배 100개 제품 (전체 소비량의 95%)에서 나오는 유해성분을 분석했다.

분석방법은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캐나다보건성(HC)법을 궐련형 전자담배에 적용해 분석했다.

ISO법은 담배필터의 천공 부위를 개방해 확인하는 것으로 일반담배의 니코틴·타르 함유량 표시에 적용하는 분석법이다. HC법은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천공부위를 막고 분석하며 ISO법 보다 더 많은 담배 배출물이 체내에 들어간다고 가정한다.

궐련형 전자담배 1개비를 피울 때 발생하는 배출물을 포집해 ISO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각각 0.1㎎(글로), 0.3㎎(릴), 0.5㎎(아이코스) 검출됐다. 국내에 유통되는 일반담배(판매량 상위100개)의 니코틴 함유량은 0.01∼0.7㎎이다.

타르의 평균 함유량은 각각 4.8㎎(글로), 9.1㎎(릴), 9.3㎎(아이코스) 검출됐다. 특히 릴과 아이코스는 일반담배의 타르 함유량(0.1∼8.0㎎)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궐련형 전자담배 비교 (자료=식약처 제공)
궐련형 전자담배 비교 (자료=식약처 제공)

WHO 저감화 권고 9개 성분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6개 성분을 ISO법으로 분석한 결과, 평균 함유량의 범위는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이 검출됐다. 1,3-부타디엔은 3개 제품 모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IARC가 2B급 발암물질로 보는 아세트알데히드의 검출량은 43.4∼119.3μg였으며, 그밖의 분류 성분인 아크롤레인은 0.7∼2.5μg, 일산화탄소는 불검출∼0.2mg의 결과를 보였다.

반면 실제 흡연자의 흡연 습관을 고려해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을 강화한 HC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유해성분 평균 함유량은 ISO법보다 1.4~6.2배 더 많이 검출됐다.

벤조피렌 0.1~0.5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9~18.3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1.6~12.1ng,  포름알데히드 4.0~12.2μg,벤젠 0.06~0.2μg, 아세트알데히드 72.6~193.6μg, 아크롤레인 1.7~7.9μg, 일산화탄소 불검출~0.5㎎으로 나타났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니코틴 자체가 중독성이 있어서 궐련형 전자담배가 금연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특히 궐련형 전자담배 2개 제품의 경우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보다 높은데 이들 제품이 일반담배와는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벤조피렌과 벤젠 등 인체발암물질이 포함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암 등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연구자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이번 분석결과를 담배 제품관리 및 금연정책 등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한국인의 흡연행태 조사, 담배 유해성분 분석·공개 등 연구 및 이를 위한 법률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