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센토사 섬의 고급 휴양지인 카펠라 호텔를 회담 장소로 최종 확정했다.
센토사 섬의 카펠라 호텔은 북미 간에 의전과 경호 등 실무협상이 열린 곳으로 북측이 가장 신경을 쓴 경호와 보안상의 이점으로 역사적 장소로 낙점된 것으로 전해졌다.
센토사는 말레이어로 ‘평화와 고요’를 뜻하고 있어 경호상의 문제도 그렇지만 비핵화를 위한 회담 장소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을만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 개최지가 확정된 후 “이번 정상회담이 큰 일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회담 성공 기대감을 내비쳤다.
북한과 미국 양국은 회담 의제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보이면서 막바지 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핵 탄두 반출 등을 수용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의 체제 유지를 위한 안보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미국이 내놓을 핵심 방안으로 종전 선언에 이어 불가침 약속도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를 방문 북미 정상회담에 합류해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세기적 만남을 설레는 마음으로 차분히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싱가포르 남·북·미 정상회담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문 대통령의 합류는 ‘불가침 확약’이 성사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상대방을 무력으로 침략하지 아니한다’는 불가침 확약은 남북 간에는 여러 차례 있었지만, 북한과 미국 사이에 공식적으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이 ‘불가침 확약’을 담으려는 것은 한반도 전쟁 종언는 물론이고, 미국의 북한에 대한 불가침을 추가해 체제안전보장을 강화해 주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도 자신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해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 무언가를 바라고 있을 수 있다. 이같은 사실들을 따져 본다면 남북미 간 견해가 일치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일각에서는 불가침 확약은 한반도의 군사적 대치가 남북, 북미 사이에 이중적으로 이뤄져온 역사적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불가침’ 선언이나 확약, 아니면 조약 등 형식에 따라 큰 편차가 있는 만큼 논의에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한반도 평화협정의 출발점이라면 ‘불가침 확약’은 항구적 평화를 위한 시금석 역할이라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오는 12일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은 6·25 전쟁 이후 70년 가까이 극한 대립 관계를 유지해 왔던 북한과 미국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자체가 국제적으로 역사적 대변혁이요 한반도의 경사라는 것은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앞으로 한반도 전쟁 반발 방지를 위한 항구적인 평화체제 구축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남북미 3자간 종전 선언은 물론 상호 불가침 확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논의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