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CJ·한국타이어·하림 등은 매출 절반 넘어
대기업 지주회사가 상표권 사용료로 계열사로부터 거둬들인 수익이 연간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LG와 SK, 한화등 3곳은 작년 한 해 브랜드 사용료로 각각 1000억원 넘게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롯데지주와 CJ,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하림홀딩스 등은 매출의 절반 이상이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수입이었다.
6일 재벌닷컴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자산 5조원 이상 60대 기업집단 가운데 계열사로부터 연간 10억원 이상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32개 그룹 39개사를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이 지난해 한 해 벌어들인 상표권 사용료는 총 1조1469억원이었다.
상표권 사용료란 대기업집단 브랜드를 계열회사가 사용하고 지급한 대가를 말한다. 대기업집단 브랜드란 특정 대기업집단을 식별하기 위한 문자·기호·도형으로 이뤄진 상표법상 상표를 말한다. 공정위는 상표권 사용료가 사실상 사익편취에 악용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 39개사 모두 지주회사이거나 총수와 일가족의 지분이 많은 회사다.
지주사가 아닌 미래에셋자산운용,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두산건설, 이마트, 삼성전자, 중흥토건, 세아제강 등 8곳의 상표권 사용료 수입을 제외해도 1조1154억원에 달했다.
기업별로는 LG그룹의 지주사인 LG가 지난해 LG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로부터 가장 많은 2764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받았다. 그 다음은 SK그룹의 지주회사인 SK가 1856억원, 한화그룹의 한화가 1375억원으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이 밖에 CJ그룹 지주사인 CJ가 921억원, GS그룹의 GS가 787억원, 한국타이어그룹의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487억원, 두산그룹의 두산 344억원, 메리츠금융그룹의 메리츠금융지주 300억원, 코오롱그룹의 코오롱 28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최근 총수 일가의 갑질과 탈세·횡령 혐의 등으로 물의를 빚은 한진그룹의 한진칼은 작년 대한항공 등 계열사로부터 276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챙겼다.
작년 한 해 상표권 사용료 수입이 매출의 과반인 기업도 4곳에 달했다.
롯데지주의 경우 작년 계열사로부터 받은 상표권 사용료가 별도기준 전체 매출액의 73.15%에 달했다. CJ(58.17%),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55.72%), 하림홀딩스(53.20%) 등도 50%를 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