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관계 개선되면 비무장지대 유해발굴 우선 추진"
文대통령 "남북관계 개선되면 비무장지대 유해발굴 우선 추진"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6.06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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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추념식 추념사… "해외 참전용사 유해도 함께 발굴"
"국가유공자 진정한 예우는 유족이 자부심 가질 때 완성돼"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추념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6일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비무장지대의 유해발굴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를 통해 이같이 밝힌 뒤 "미군 등 해외 참전용사들의 유해도 함께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군인과 경찰의 유해발굴도 마지막 한 분까지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현충원에서 정부의 현충일 추념식이 열린 것은 1999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중국 충칭시에 설치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의 복원은 중국 정부의 협력으로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내년 4월까지 완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보훈은 국가를 위한 헌신에 대한 존경"이라며 "보훈은 이웃을 위한 희생이 가치있는 삶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의 가슴에 깊이 새기는 일"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보훈은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기본"이라며 "정부는 모든 애국을 공격하는 마음으로 보훈을 더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그동안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을 잘 모시지 못했다"며 "지난 1월 이동녕 선생의 손녀 82세 이애희 여사를
보훈처장이 직접 찾아뵙고 생활지원금을 전달했다. 이동녕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주석, 국무령, 국무총리 등을 역임하며 20여 년 간 임시정부를 이끌었던 분이다. '이제 비로소 사람노릇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여사님의 말씀이 우리를 부끄럽게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63회 현충일인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을 찾아 6.25 당시 전사한 고 김기억 육군 중사의 묘지를 시작으로 무연고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무연고 묘지는 가족이 없는 호국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묘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63회 현충일인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을 찾아 6.25 당시 전사한 고 김기억 육군 중사의 묘지를 시작으로 무연고 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무연고 묘지는 가족이 없는 호국 영령들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묘소이다.

그러면서 "이제 독립유공자의 자녀와 손자녀까지 생활지원금을 드릴 수 있게 돼 무척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국가유공자의 진정한 예우는 국가유공자와 유족이 자부심을 가질 때 비로소 완성된다"며 "그분들의 삶이 젊은 세대의 마음속에 진심으로 전해져야 하며, 우리 후손이 선대의 나라를 위한 헌신을 기억하고 애국자와 의인의 삶에 존경심을 가지도록 모든 국민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애국과 보훈에 보수와 진보가 따로 일 수 없다"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일에 국민께서 함께 마음을 모아주시기 바라며, 그것이 대한민국의 힘이 되고 미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무연고 묘역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김기억 중사의 묘소를 참배하며 국가가 국민에게 드릴 수 있는 믿음에 대해 생각했다"며 "그는 스물둘의 청춘을 나라에 바쳤지만, 세월이 흐르는 동안 연고 없는 무덤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결코 그분들을 외롭게 두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기억하고 끝까지 돌볼 것"이라며 "모든 무연고 묘소를 대한민국의 이름으로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에 헌신했던 믿음에 답하고 국민이 국가에 믿음을 갖게 하는 국가의 역할과 책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3월 구조 활동을 하던 세 명의 소방관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있었는데, 교육생이었던 고 김은영·문새미 소방관은 정식 임용 전이라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똑같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희생했는데도 신분 때문에 차별 받고 억울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정부는 두 분을 포함해 실무수습 중 돌아가신 분들도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임용령을 개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날 세 분 소방관의 묘비 제막식이 이곳에서 있을 예정"이라며 "눈물로 따님들을 떠나보낸 부모님들과 가족들께 각별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언급했다.

또한 문 대통령은 "2006년 카센터 사장을 꿈꾸던 채종민 정비사는 9살 아이를 구한 뒤 바다에서 숨을 거뒀고, 2009년 김제시 농업기술센터 황지영 행정인턴과 어린이집 금나래 교사는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돕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목숨을 잃었다"며 "2016년 성우를 꿈꾸던 대학생 안치범군은 불이 난 건물에 들어가 이웃을 모두 대피시켰지만 자신은 돌아오지 못했다"고 희생자를 기렸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참석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6일 오전 대전 현충원에서 열린 제63회 현충일 추념식에서 현충탑 참배를 하기 위해 참석자들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그러면서 "유가족에겐 영원한 그리움이자 슬픔이지만 우리 안에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용기가 깃들어 있다는 것을 그들이 우리에게 알려줬다"며 "이웃을 위한 따뜻한 마음이 의로운 삶이 됐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온 하루가 비범한 용기의 원천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힘이 됐고 이런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우리 자신처럼 평범한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자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 가족이 소중한 이유는 어려움이 닥쳤을 때 곁에서 지켜줄 것이란 믿음 때문"이라며 "국가도 마찬가지다. 언제든 국가로부터 도움받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이 있을 때 우리도 모든 것을 국가에 바칠 수 있고, 그것이 진정한 애국"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