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입원 정신질환자 7명 중 1명은 '폭염' 영향"
"응급실 입원 정신질환자 7명 중 1명은 '폭염' 영향"
  • 문경림 기자
  • 승인 2018.06.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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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보건대학원 분석… "보건정책 입안이 필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국내에서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 7명 중 1명은 폭염의 영향을 받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호 교수팀은 2003∼2013년 사이 서울, 인천, 대전, 대구, 부산, 광주에서 있었던 폭염과 정신질환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를 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29.4℃ 이상을 폭염으로 정의하고, 정신질환에 의한 응급실 입원 16만6579건에 미친 영향을 살핀 결과 고온 노출과 정신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

정신질환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환자의 14.6%가 폭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고, 특히 65세 이상 노인은 고온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에 입원한 65세 이상 노인 중 정신질환은 19.1%에 달했다. 이는 노인이 젊은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리적 적응력이 떨어지고, 체온조절이 덜 효율적이기 때문으로 해석됐다.

폭염으로 인한 정신질환은 불안이 31.6%로 가장 많았고, 이어 치매(20.5%), 조현병(19.2%), 우울증(11.6%) 등 순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이전의 연구들과 일치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실제로 해외 여러 연구에서 폭염이 정서적, 신체적 불편을 초래해 불안을 촉발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바 있다.

김호 교수는 "고온에 지나치게 노출돼 신체가 체온조절의 한계점을 초과하면 스트레스 호르몬 증가와 체온조절 중추의 이상 등으로 정신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보건정책 입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문경림 기자 rg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