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신태용호 '2002년 월드컵 영광' 다시한번
[기자수첩] 신태용호 '2002년 월드컵 영광' 다시한번
  • 이정욱 기자
  • 승인 2018.06.0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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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러시아월드컵 개막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월드컵 축구대표팀 최종 엔트리 23명이 확정됐지만 여느 월드컵보다 걱정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월드컵은 오는 14일부터 내달 15일까지 카잔과 소치 등 11개 도시에서 한 달간 펼쳐진다. F조에 편성된 대한민국은 18일 스웨덴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예선 3경기를 소화해야 한다. 예선 3경기의 성적에 따라 16강 진출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이다.

지난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최종 평가전인 보스니아와의 ’마지막 수능‘을 치렀다. 한국은 1대3으로 완패하며 이런 걱정을 더욱 키웠다. 경기장 곳곳에서는 탄식이 터져 나올 정도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은 보스니아와의 평가전에서 ’캡틴‘ 기성용을 중앙 수비수로 내세운 스리백 시스템을 가동시켰다. 유럽강호 독일과 스웨덴 전을 대비하기 위한 마지막 실험인 셈이다.

실험은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스리벡 시스템은 신태용호에 분명한 전략적 무기가 될 수는 있지만 번번이 실패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올해 3월 말 치른 폴란드와의 평가전. 스리백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협동 수비와 강한 압박을 보일 때만 효과를 발휘하는데 간격 유지나 압박 모두 느슨해 장신 공격수를 묶는데 실패한 것이다.

신태용호는 번번이 스리백 시스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수비수의 압박 타이밍은 늦고 속도도 떨어졌다. 수비전환이 늦으면서 상대에게 역습 기회를 허용했고 실점으로 이어지기 일쑤였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스리백 시스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원래 스리벡 시스템을 애용하는 신 감독은 플랜B로 이를 채택하고 아직도 실험을 거듭하는 상황으로 보인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무대에서 조차 실험을 계속할 수는 없다. 아무리 좋은 시스템이라도 우리 대표 선수들이 그것을 소화하지 못한다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더 이상의 실험은 무모한 도박으로까지 보이는 이유다.

특히 스리백 시스템은 잘 훈련된 선수들이 한 사람처럼 자신의 역할을 수행할 때만 효과가 극대화 된다. 우리 대표팀에게 더 이상 그럴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다.

지금의 상황에서 최고의 전략을 들고 나와 최선의 결과를 내야한다. 온 국민의 응원을 등에 업은 신태용호가 그에 부응하는 최고의 성적을 만들어내길 기원한다. 2002년 4강의 신화를 다시 한번 기대한다면 지나친 욕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