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활성화 단초될 北 민간교류
[사설] 경제활성화 단초될 北 민간교류
  • 신아일보
  • 승인 2018.05.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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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31일 금강산 유점사 복원 문제 등을 협의하기 위한 세계평화재단 이사장인 천담스님의 방북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아 방북을 신청한 천담스님의 방북을 어제 승인했다”면서 “천담스님은 6월2일부터 6일까지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천담스님은 중국 선양을 통해 방북해 조선불교도연맹 강수린 위원장 등 북측 불교계 관계자를 면담하고 금강산 유점사 복원 문제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순수 민간교류 차원의 방북 승인이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남북관계가 복원되면서 정부 당국자와 체육인, 예술인 등이 방북했지만 모두 당국간 방북으로 이뤄졌다.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를 취재하기 위한 언론인 8명 방북 역시 민간교류 성격과는 거리가 멀었다. 

천단스님의 방북은 우리에게 적잖은 의미를 준다. 북미정상회담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남북정상뿐 아니라 민간부문에서도 활발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대화의 물꼬가 막힘없이 잘 흘러가고 있다고 해석될 수 있다. 

그동안의 사례를 보면 남북관계가 틀어질 경우 북한은 민간교류는커녕 당국간의 소통도 단절했다. 북한은 지난해 정부의 대북 제재 동참을 문제 삼으며 대북 인도 지원이나 사회·문화 교류를 위한 민간단체의 방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으로 더 많은 민간교류가 이뤄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통일부는 “(천담스님의 방북은) 다방면으로 교류를 활성화하는 측면”이라고 말했다. 남북관계가 삐걱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종교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언제든지 교류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든 셈이다. 정부는 희망의 불씨를 살려 남북경제 교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남북이 해결해야 할 숙원과제는 종전을 넘어선 통일이다. 하지만 당장 통일을 논하기엔 남북 경제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 

정혁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와 최창용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최지영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 부연구위원이 공동 발표한 ‘BOK경제연구, 북한경제의 대외개방에 따른 경제적 후생 변화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현재 북한의 GDP와 1인당GDP는 각각 183억7500만달러와 727억달러(이상 명목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남한의 1인당 GDP는 3만 달러에 육박한다. 

남북경제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한의 시장 개방이다.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굳게 닫혔던 시장의 문을 활짝 열고 나아가 남북 종전 선언을 공식화한다면 북한 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비핵화로 경제개방에 나설 경우 연 실질국민소득이 최대 4.0%에서 6.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남북 고위급회담이 6월1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릴 예정이다. 고위급 회담은 지난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2차 남북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서 남북 고위급들은 동해선·경의선 등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과 적십자·군사회담 일정조율,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6·15 남북공동행사, 산림협력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문제에 대해선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