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 성수긴데… 잇따른 설비보수·폐쇄 왜?
철근 성수긴데… 잇따른 설비보수·폐쇄 왜?
  • 이가영 기자
  • 승인 2018.05.3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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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건설경기 악화·SOC예산 축소 등 여파로 ‘사실상 감산’ 돌입
(사진=아이클릭아트)
(사진=아이클릭아트)

국내 주요 철근 제조업체들이 성수기임에도 줄줄이 감산에 돌입했다. 국내 건설 경기가 악화된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 등에 따른 투자 소비 감소 영향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동국제강·대한제강 등 주요 철근 제조업체들이 사실상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2분기인 4∼6월은 철근 업계에서 성수기로 일컬어지는 기간이다. 철근은 아파트 등 건물의 기초공사 때 들어가는 철강제품이다. 따라서 공사가 어려운 추운 겨울과 장마철을 제외한 2분기와 4분기를 통상 성수기로 꼽는다. 

그렇다보니 생산량은 최근 불거진 미국의 통상압박이나 보호무역주의 기조 확산 등 외부적 요인보다 국내 건설경기라는 내부적 요인에 좌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재작년·작년까지 좋았던 주택건설 경기가 상대적으로 꺾인 데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 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심리가 줄어든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SOC 예산 축소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측된다. 2015년 24조8000억원이었던 인프라 예산은 올해 19조원으로 대폭 줄었다. 내년 책정된 SOC예산도 약 17조로 올해 대비 10% 감소해 철근 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이런 업황 속에서 주요 철근 제조업체들은 줄줄이 감산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현대제철은 현재 철근 재고물량이 많아 공장의 설비보수 일정을 앞당겼다. 

통상 비성수기 때 공장의 설비를 보수하고 성수기 때는 공장을 돌려 제품을 생산하는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예외적으로 성수기인 2분기에 자사 철근 제조공장의 설비보수 일정을 잡았다. 사실상 감산으로 봐도 무방하다. 

동국제강도 공장 설비보수 일정을 고려해 생산 일정을 조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제강은 아예 철근 제조공장 한 곳을 폐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지난 4월 재해 발생으로 조업을 멈췄던 부산 신평 제강공장으로 연산 규모는 약 60만t 수준에 달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건설경기 위축, SOC투자 감소 등 영향이 있어 생산스케줄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나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