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31일 폐쇄
한국GM 군산공장,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31일 폐쇄
  • 박소연 기자
  • 승인 2018.05.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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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국지엠(GM) 군산공장이 첫 가동을 시작한 지 약 22년 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30일 한국지엠에 따르면 별다른 행사 없이 군산공장은 오는 31일 공식 폐쇄되고,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된다. 또 군산공장에서 생산해온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MPV) 올란도도 단종된다.

1996년 첫 가동 후 연간 1만2000명을 상시 고용하며 군산 수출의 절반가량을 책임진 군산공장은 22년 역사를 가진 곳이지만, 폐쇄까지는 3개월이란 시간 밖에 걸리지 않았다.

군산공장 폐쇄의 가장 큰 원인은 주력 생산 차종의 판매 부진으로 꼽힌다.

크루즈와 올란도 등 군산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량의 판매 실적은 2013년 15만대에서 2014년 8만대로 반 토막이 났고, 2015년 7만대, 2016년 4만대, 2017년 3만대로 해마다 떨어졌다.

2011년 5조6000억원에 이르던 생산액도 2012년 4조8000억원, 2013년 3조2000억원, 2014년 2조원, 2015년 1조4000억원, 2016년 1조원으로 급감했다.

차가 팔리지 않으면서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국지엠은 지난해까지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렸다.

특히 군산공장은 최근 3년간 가동률이 약 20%에 불과한 데다 이마저도 계속 하락해 적자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GM의 구조조정 조치의 첫 번째 대상이 됐다.

공장은 지난 2월 지엠 본사의 폐쇄 발표 직후부터 이미 가동을 중단했고, 2000명 가량이던 직원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지난 2~3월 진행된 1차 희망퇴직을 통해 1100명이 떠났고 지난달 2차 희망퇴직(80여명)을 거쳐 612명이 남았다.

한국지엠 노사는 잔류인원 가운데 200여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나머지 400여명은 일단 3년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상황에 맞춰 전환배치될 예정이다.

한국GM 측은 "본사가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모두 유지한 채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며 "경영난 극복을 위한 대표적 첫 자구 노력으로서 군산 공장 폐쇄를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군산시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공장의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활용방안과 노동자들의 고용 생존권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정부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박소연 기자 thdus5245@shinailbo.co.kr